하노버 스트리트 Hanover Street (1979)

2010.02.19 13:37

DJUNA 조회 수:3139

감독: Peter Hyams 출연: Harrison Ford, Lesley-Anne Down, Christopher Plummer, Alec McCowen, Richard Masur, Michael Sacks, Patsy Kensit

[하노버 스트리트]의 시대 배경은 1943년의 런던.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지요. 이 영화의 주인공인 미국인 공군 비행사 데이빗 할로랜은 하노버 스트리트에서 간호사 마가렛 셀린저를 만나 첫눈에 반합니다. 둘은 불타는 사랑을 나누지만 글쎄, 마가렛에게는 정보부에서 일하는 남편이 있었네요. 운명은 꽤 왜 그렇게 야박한지, 데이빗은 스파이로 적진에 파견되는 마가렛의 남편 폴 셀린저를 프랑스 상공까지 보내주어야 합니다...

동기가 뻔히 보이죠? 피터 하이암즈는 [하노버 스트리트]로 4, 50년대에 수없이 쏟아져 나왔던 제2차 세계대전 로맨스를 재현하려 하고 있습니다. 포탄이 떨어지는 런던에서 찐한 사랑을 나누는 두 연인들에 대한 소박하고 열정적인 영화를요.

저 역시 이런 영화들에 약한 편이라 보았는데... 의도만큼 좋은 영화는 아닙니다. 데이빗과 마가렛이 처음 만나는 장면부터 짜증이 나는군요. 이들의 사랑은 너무 급작스러워서 도대체 왜 이들이 갑자기 이런 열정의 구렁텅이에 빠지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입니다. 너무 이른 섹스, 거의 규격화된 갈등은 영화의 로맨스를 완전히 망쳐놓습니다.

중반 이후를 적진에 파견된 데이빗과 폴의 모험담에 바치는 것도 불만입니다. 자기가 무슨 영화를 만드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로맨스 영화라면 후반부의 액션은 분위기를 흐려놓고, 액션 영화라면 전반부의 로맨스는 지루하지요. 물론 둘 다일 수도 있지만, 결합이 워낙 엉성해서 설득력이 없습니다.

이들이 제2차 세계대전을 그리는 방식도 맘에 안듭니다. 특히 존 배리의 음악은 불만입니다. 그 음악을 들으면서 해리슨 포드와 레슬리 앤 다운이 연애하는 걸 구경하고 있노라면, 마치 80년대에 죽도록 해주었던 미국 미니 시리즈를 보는 느낌이 듭니다.

[하노버 스트리트]는 단순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가 의도했던 그 단순한 매력은 없습니다. 옛 영화들의 어설픈 모방에 불과해요. (00/11/29)

★★

기타등등

마가렛과 폴의 딸로 나오는 배우는 어린 시절의 펫시 캔시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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