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Stephen Hillenburg 출연: Tom Kenny, Clancy Brown, Rodger Bumpass, Bill Fagerbakke, Mr. Lawrence, Jill Talley, Carolyn Lawrence, Mary Jo Catlett, Jeffrey Tambor, Scarlett Johansson, Alec Baldwin, David Hasselhoff 

스폰지밥이 장편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액션도 커졌어요. 지금까지 10분 미만의 짤막한 에피소드 전문이었던 우리의 주방용 스폰지는 이제 비키니 시티의 운명이 걸린 대모험을 해야 합니다. 그것도 한시간 반 동안이나요.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집게 사장이 집게리아 바로 옆에 분점을 냈는데, 잔뜩 기대하던 스폰지밥 대신 징징이에게 지배인 자리가 돌아갑니다. 한 편, 집게리아의 성공을 시기하던 플랭크톤은 넵튠왕의 왕관을 훔친 뒤 그 죄를 사장에게 뒤집어 씌웁니다. 스폰지밥과 뚱이는 왕관을 되찾아 사장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조개 시티라는 곳으로 긴 여행을 떠납니다.

네, 여정입니다. 긴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죠. 노골적인 클리셰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단편만화 주인공들이 장편으로 이야기를 늘리기 위해 이 수법을 쓰고 있어요. 에피소드들을 잘게 분리하기 쉽고 단편에는 없는 '깊은' 주제를 넣기도 쉽거든요.

물론 여기서 이 조셉 캠벨식 여정은 살짝 의미가 바뀝니다. 스폰지밥은 여정을 통해 '싸나이'로 성숙하지 않아요. 반대로 그러는 동안 작고 평범한 꼬마인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지요. 나쁘지 않은 주제이고 매우 스폰지밥적이기도 합니다. 스폰지밥은 사회에서 강요하는 남성적 이미지에 부드럽지만 끈질기게 저항하는 캐릭터로 유명하니까요.

영화의 전체적인 인상은 그냥 극장에서 텔레비전 시리즈를 보는 것 같습니다. 화면이 커지고 양옆으로 넓어졌지만 영화는 필요 이상의 스펙터클을 제공할 생각은 없어요. 그래도 상당히 근사한 액션 장면들이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스폰지밥과 뚱이가 심해 물고기에게 쫓기는 장면이에요. 가장 자주 언급되는 데이빗 하셀호프의 등장 장면도 상당히 좋습니다. 전 후기 시즌에 등장하는 라이브 액션 해적들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영화에서는 아주 적절하게 쓰였어요.

[보글보글 스폰지밥]에 대한 평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힐렌버그는 텔레비전 시리즈의 캐릭터와 설정을 가지고 꽤 괜찮은 장편을 만들었어요. 하지만 단편 분량에 익숙한 주인공을 장편용에 밀어넣다보니 농담과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어느 쪽에 기우느냐는 보는 사람 취향에 달려있겠죠. (05/0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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