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 포스터 Ellen Foster (1997)

2010.03.17 11:00

DJUNA 조회 수:3496

감독: John Erman 출연: Jena Malone, Julie Harris, Ted Levine, Glynnis O'Connor, Debra Monk, Barbara Garrick, Zeljko Ivanek, Kate Burton, Lynne Moody, Bill Nunn, Amanda Peet, Timothy Olyphant, Kimberly J. Brown, Allison Jones

엘렌 해몬드는 마치 디킨즈의 소설에서나 나올 것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주정뱅이 아빠는 엄마나 애를 툭하면 두들겨 패기만 하고, 엄마는 병으로 죽어가고 있죠. 엄마가 죽은 뒤, 아이는 잠시 학교 선생님의 집에 머물게 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자기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외할머니의 집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외할머니가 죽은 뒤로는 역시 별다른 정이 없는 이모네 집에 얹혀지내게 되고요. 이런 아이가 자기를 받아줄 진짜 가족을 갈망하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엘렌 포스터]의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가정 폭력, 법, 애정없는 의무감은 엘렌을 끝없이 삭막한 감방으로 밀어넣습니다. 그러는 동안 엘렌은 필사적으로 탈출구를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엘렌의 최종 목적은 자신을 진정으로 받아주는 진정한 가족입니다. 끝에 가서 엘렌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둡니다. 어떻게 하냐고요? 제목에 힌트가 숨어 있습니다.

홀마크 영화답게 영화는 비교적 안전한 편입니다. 케이 기본즈의 원작 소설이 어떤지 알 수 없지만 만약 극장용 영화였다면 이보다 강도가 더 셌을 거예요. 영화는 엘렌의 수난을 비교적 안전하게 다루고 있는 편입니다. 그 때문에 힘이 약해졌을까요? 글쎄요.

영화의 보다 큰 문제점은 입체성의 결여인 듯 합니다. 엘렌의 모험은 비교적 내면적인 것으로 스크린 위에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덕택에 엘렌의 머리 속에서 극적인 드라마가 전개되는 동안, 영화는 엘렌이 이리저리 집을 옮기는 것만 보여주지요. 원작은 더 나았을 수도 있습니다. 아마 문자 매체에서 영상 매체로 옮겨지는 과정 중 뭔가 잃어버렸던 것 같아요. 꽤 많이 나오는 엘렌의 나레이션이 스토리 전개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걸 생각해보면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엘렌을 연기한 지나 말론입니다. 말론은 전작인 [돈 크라이 마마]에서도 학대받는 남부 소녀를 연기한 적 있는데, [엘렌 포스터]는 그 연장선상에 서 있습니다. 말론의 서글프지만 강단있는 연기는 상당히 강렬해서 영화의 홀마크식 감상을 쉽게 넘어섭니다. 줄리 해리스와 같은 노련한 고참들과 당시엔 아직 유명세를 타지 못했던 킴벌리 J. 브라운이나 아만다 피트와 같은 조연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고요. (02/11/29)

★★☆

기타등등

1. 영화의 무대는 미국 남부지만 캐나다에서 찍었다는군요.

2. 가족 영화 채널 방영작이지만 필름스엔 자료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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