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데드 Undead (2003)

2010.03.12 01:54

DJUNA 조회 수:4680

감독: Michael Spierig, Peter Spierig 출연: Felicity Mason, Mungo McKay, Rob Jenkins, Lisa Cunningham, Emma Randall, Dirk Hunter

[언데드]는 저예산 오스트레일리아 좀비 영화입니다. 마이클과 피터 스피어리그라는 형제 감독이 집안 돈과 친구들의 돈만 가지고 만든 영화죠. 이 모험 정신은 엄마 아빠 돈을 빌려 주말마다 [배드 테이스트]를 찍던 피터 잭슨의 초반 경력을 연상시킵니다. 유감스럽게도 스피어리그 형제에겐 잭슨의 재능과 상상력은 없지만요.

영화는 전통적인 좀비 영화와 50년대 외계인 습격 이야기의 결합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시골 마을에 운석이 떨어진 뒤, 동네 사람들이 갑자기 좀비로 변합니다. 간신히 빠져나온 몇몇 사람들은 얼마 전 외계인에게 납치된 뒤 음모론자가 된 마리온의 집에 모여서 좀비들과 싸우기 시작하죠. 그러는 동안 좀비들 사이를 얼쩡거리는 외계인들에겐 또다른 생각이 있는 것 같고요.

[언데드]는 일단 할 건 다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는 좀비들이 있고 피튀기는 학살이 있고 외계인도 있고 홍콩 느와르를 흉내낸 듯한 총격전과 피터 잭슨식 블랙 유머, 상당히 복잡한 음모론까지 있습니다. 이 정도면 영화 서너 편은 만들만 하죠.

하지만 스피어리그 형제는 이들을 하나의 영화 속에 밀어넣었는데, 그게 그렇게까지 잘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좀비 영화와 외계인 음모론 이야기는 어울리지 않아서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서로의 장점을 깎아먹기만 했어요. 음모론은 좀비 영화의 살육을 따라가다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고 좀비영화는 지나치게 복잡한 음모론 때문에 중간중간 힘을 잃었지요.

스피어리그 형제에겐 이 이야기를 커버할 아이디어도 충분치 않습니다.좀비 물고기와 마리온의 대결처럼 괜찮은 장면들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영화는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쏟아대는 대신 헐겁게 구성된 이야기를 힘겹게 쫓아갈 뿐입니다.

[언데드]에서 가장 칭찬할만한 부분은 영화의 특수 효과입니다. 꽤 그럴싸해요. 놀라운 건 이 특수 효과가 감독들이 집에 있는 컴퓨터를 두드려 직접 만들어낸 것이란 거죠.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특수 효과의 혜택이 슬슬 지상으로 내려오는 중인가 봅니다. (04/09/23)

★★

기타등등

600리터가 넘는 피가 이 영화를 만드는 데 쓰여졌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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