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헴 Mayhem (2017)

2018.07.07 23:50

DJUNA 조회 수:5441


조 린치의 [메이헴]은 변형된 좀비 영화입니다.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미쳐 날뛰면서 좀비 비슷하게 굴어요. 하지만 아주 닮지는 않았습니다. 감염자들은 주변 사람들의 생살을 뜯거나 뇌를 파먹지는 않아요. 단지 절제력을 잃고 본능적으로 행동할 뿐이죠.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얌전하게 사는 사람이 없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의 배경이 되는 로펌 건물 안의 사람들은 사정이 다르죠. 다들 잔뜩 화가 나 있고 주변 사람들을 증오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데릭 조도 그 중 한 명입니다. 영화가 시작될 무렵이면 그는 막 면피용 희생양이 되어 저지르지도 않은 잘못을 뒤집어 쓰고 회사에서 쫓겨납니다. 하지만 막 건물 안에 바이러스가 돌자, 방역반이 출동하고 로펌 안의 모든 사람들은 건물 안에 갇히고 말아요. 이제 이 사람들은 여덟 시간 동안 나가지 못합니다. 바이러스의 영향 아래에서 사람을 죽여도 책임이 없기 때문에 이제 이 안에서 누굴 죽여도 감옥에 안 갑니다. 무법 천지가 열리는 거죠.

일반적인 좀비 영화들과는 달리, [메이헴]의 등장인물들은 끝까지 이성적입니다.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극도로 폭력적이 되어있지만 그렇다고 정신이 흐려진 건 아니거든요. 이들은 모두 이 상황을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이 영화 속에서 저지르는 일 대부분은 그들이 이전에 했던 일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일상적인 회사 정치에 살인과 폭력이 추가되는 것뿐이죠.

영화에는 은근히 프랭크 카프라적인 면이 있습니다. 지옥과 같은 로펌에 대비되는 정직하고 올바른 삶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이는 회사에 항의하러 왔다가 데릭의 파트너가 되는 멜라리로 대표됩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멜라니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 영화에서 멜라니는 데릭과 맞먹을 정도로 폭력적이에요. 영화의 정의가 바이러스의 혼란 속에서 벌어지는 기회주의적 폭력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건 좀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관객 대부분이 킬킬거리면서 즐거워하는 결말이기도 하지요. (18/07/07)

★★★

기타등등
[메이헴]은 특별한 이유 없이 동양인 남자가 주인공이 장르물입니다. 비평가들의 평가도 좋았으니 주연배우 스티브 연에게 중요한 영화였지요. 하지만 그는 전범기가 찍힌 감독 조 린치의 인스타그램 사진에 '좋아요'를 찍고 말았고...


감독: Joe Lynch, 배우: Steven Yeun, Samara Weaving, Steven Brand, Caroline Chikezie, Kerry Fox, Dallas Roberts, Mark Frost,

IMDb https://www.imdb.com/title/tt4348012/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6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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