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맘마미아!] 속편이 나왔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5년이 흘렀다고 하지만요. 그 동안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도나는 세상을 떠났고 딸 소피는 호텔 재개장을 맞아 파티를 준비 중입니다. 그러는 동안 영화는 도나가 처음 이 섬을 방문했을 때 겪었던 일들을 회상합니다. 그 일 중엔 소피의 '세 아버지'를 만나 섹스한 일도 포함되어 있죠. 그러니까 영화는 속편이기도 하지만 프리퀄이기도 합니다.

전편의 스토리만 따진다면 좀 쓸데없는 기획입니다. [맘마미아!]는 무대 뮤지컬이 원작이고 속편은 없죠. 속편이 필요가 없는 것이, 원작의 이야기는 거의 완벽하게 맺어졌으니까요. 아바의 대표곡 대부분을 이미 커버하기도 했고 메릴 스트립의 캐릭터가 없는 [맘마미아!] 영화를 만드는 게 의미가 있는 일일까요? 그런데도 영화는 만들어졌는데,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스토리는 참 특별할 게 없습니다. 젊은 도나가 세 아빠를 어떻게 만났느냐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이야기죠. 현재 파트의 이야기에도 대단한 갈등 같은 것은 없고요. 이 영화의 스토리라는 건 대부분 아바의 명곡들을 이용한 뮤지컬 장면을 넣기 위한 핑계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런데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그 재미는 스토리와 별 상관이 없어요. 도나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릴리 제임스가 메릴 스트립의 빈 자리를 채울 정도로 좋아서 과거 파트가 쉽게 몰입이 되고 20세기 말과 21세기 초를 오가는 스토리 전개가 굉장히 자연스러워서 오래간만에 친구들을 만난 것처럼 반갑고 즐거운 거죠. 물론 뮤지컬 시퀀스(노래 상당수는 재활용되었는데)도 잘 짰고요. 다들 노래를 잘 부르는 건 아닌데, 전편에서도 그랬지만 이 영화에서는 좀 어설퍼도 되거든요. 그리고 릴리 제임스와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잘 하니까요. 후반에 특별출연하는 메릴 스트립과 셰어도 잘 썼지요. 둘이 모녀인 건 솔직히 인정 못하겠지만.

제2의 [비는 사랑을 타고] 같은 영화는 당연히 아니죠. 하지만 [맘마미아! 2]는 전성기 뮤지컬이 가졌던 장점에 충실한 작품입니다. 내용이 좀 어설퍼도 극장 안에 들어온 관객들을 최대한 유쾌하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영화인 거죠. (18/08/11)

★★★

기타등등
메릴 스트립의 첫 번째 속편이라고요.


감독: Ol Parker, 배우: Amanda Seyfried, Lily James, Julie Walters, Christine Baranski, Dominic Cooper, Alexa Davies, Jessica Keenan Wynn, Pierce Brosnan, Omid Djalili, Colin Firth, Cher, Meryl Streep, Stellan Skarsgard

IMDb https://www.imdb.com/title/tt6911608/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6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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