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 스트리트 파트 3: 1666]도 2부와 마찬가지로 1994년을 액자로 시작합니다. 드디어 사라 피어의 손과 시체를 결합시킨 디나는 1666년 사라 피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직접 체험하게 됩니다. 모두들 예측했겠지만 사라 피어는 마녀가 아니었고, 셰이드사이드에게 300년에 걸친 저주를 안긴 진짜 악당들이 따로 있었습니다. 비극적인 회상이 끝나면 영화는 다시 1994년으로 돌아오고 저주를 끝낼 마지막 액션이 시작됩니다.

1666년 파트는 컬러 블라인드 캐스팅이 된 사극입니다. 이는 흑백혼혈인 디나의 관점에서 재해석된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됩니다. 이 파트에서는 1부와 2부에 나온 배우들이 일인이역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는 종종 디나에게서 분리된 사라 피어의 진짜 얼굴을 보게 됩니다.

1부에서 디나와 샘의 이야기는 이성애 로맨스로 바꾸어도 스토리 전개에 아주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두 연인을 갈라놓는 [로미오와 줄리엣] 설정은 많으니까요. 하지만 1666년의 회상에서 같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사라와 목사의 딸 해나의 로맨스가 펼쳐지면, [피어 스트리트]는 오로지 여성 청소년 동성애자의 이야기여야 하고 다른 선택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영화는 이를 보다 큰 그림으로 확장시킵니다. 이제 셰이드사이드와 서니베일의 이야기는 미국사 전체의 축소판이 됩니다. 셰이드사이드 사람들이 경제적 빈곤과 범죄에 시달렸던 건 그들이 사악하거나 무능했기 때문이 아니라 서니베일 사람들로부터 조직적인 착취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평등과 공정 운운은 그냥 시스템의 사악함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에 불과하지요. 그리고 1994년에 벌어지는 사건에는 혁명의 통쾌함이 있습니다.

[피어 스트리트 파트 3: 1666]은 아주 재미있는 할리우드 영화입니다. 앞의 두 편에서 쌓은 에너지와 매력을 잃지 않은 드문 3편이기도 하고요. 잘 먹히는 호러, 서스펜스, 액션, 로맨스가 설득력 있는 드라마와 결합된 오락물입니다. 이 영화가 원본 영화들이 가진 날것의 매력이 없다고 지적하는 건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애당초부터 그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죠.

사실 이 작품들은 3부작 미니시리즈로 보는 게 맞습니다. 1부와 2부에서 미진하게 느껴졌던 것들도 여기서 설명이 되거나 해결이 되기 때문에 3부를 보면 앞의 두 영화가 더 나아 보입니다. 각각의 영화들이 선명한 개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로 묶는 것도 좀 아쉽긴 한데, 그래도 세 편의 영화는 하나로 이어지는 이야기 안에서 보아야 온전한 이해와 평가가 가능합니다. 3편에 대한 제 평가는 1,2편에 대한 평가이기도 합니다. (21/07/25)

★★★☆

기타등등
꽉 닫힌 해피엔딩이긴 하지만 영화 끝나고 나오는 쿠키는 속편의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감독 리 재니악은 [피어 스트리트] 유니버스를 생각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감독: Leigh Janiak, 배우: Kiana Madeira, Ashley Zukerman, Gillian Jacobs, Olivia Scott Welch, Benjamin Flores Jr., Darrell Britt-Gibson

IMDb https://www.imdb.com/title/tt9701942/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207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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