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시티 The Lost City (2022)

2022.04.21 23:29

DJUNA 조회 수:2308


애덤과 애런 니 형제의 [로스트 시티]는 독창적이 될 생각 따위는 티끌만큼도 없는 영화입니다. 40년대 B영화들을 흉내낸 [레이더스]를 흉내낸 [로맨싱 스톤]를 또 흉내낸 영화잖아요. 하지만 세상에 [로맨싱 스톤] 영화가 하나 쯤 더 있다고 싫어할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그리고 [로맨싱 스톤]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보다 21세기에 되살려 쓰기 더 좋은 틀입니다. 여전히 이국적인 배경의 백인 커플 이야기라는 한계가 있지만요.

영화의 주인공인 로레타 세이지는 [로맨싱 스톤]의 조운 와일더처럼 로맨스 작가입니다. 하지만 오래 전에 슬럼프에 빠졌고 장르에 대한 애착도 없죠. 최신작을 끝내고 북 투어에 나선 로레타는 애비게일 패어팩스라는 정신나간 억만장자에게 납치되는데 페어팩스는 로레타의 소설에 나오는 전설의 도시를 실제로 발견했고 전설의 루비 왕관을 찾기 위해 로레타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이죠. 이게 말이 되는 설정인가 따질 수 있겠는데, 사실 로레타는 고고학도였고 역시 고고학자였던 죽은 남편이 이 분야의 전문가였던 거죠. 그러니까 로레타는 페어팩스가 구할 수 있는 최선의 전문가입니다.

여기에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조운 와일더가 쓴 모든 소설의 표지 모델인 앨런 카프리선이지요. 로레타가 납치되는 현장을 목격한 앨런은 조 트레이너라는 전문가를 고용하고 그 뒤를 따라다니는데, 어쩌다보니 로레타와 함께 정글에서 함께 달아나는 신세가 됩니다. 그러는 동안 로레타는 몇 년 동안 별 관심이 없었던 앨런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하지요.

딱 [로맨싱 스톤] 정도의 재미를 상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렇게 말이 되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일단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죽고 다칠 이유가 있는 설정인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안 가도 되는 폭력적인 길을 가는 사람들은 늘 있으니까요. 하지만 무리하지 않고 액션과 코미디를 적절하게 연결하고 있고 페이스도 좋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독창성에 의존하는 영화가 아니에요. 관객들에게 익숙하고 안전한 재미를 전달하는 영화죠. 정치적으로는 크게 거슬리지 않게 업그레이드되었고요.

의외로 로맨스가 잘 작동하는 영화입니다. 일단 남편을 잃고 삶의 의욕을 잃은 로레타의 캐릭터를 잘 잡았어요. 골빈 근육 덩어리처럼 보이는 앨런도 코미디를 많이 놓치지 않으면서 로맨스 남주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어요. 여전히 어설프게 웃기는 놈이지만 우리가 처음 생각한 것처럼 공허한 사람은 아니라는 거죠. 이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관계는 로맨스에 의미있는 중력을 부여합니다. 물론 산드라 불록과 채닝 테이텀은 이런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는 노련한 전문가들이고요. (22/04/21)

★★★

기타등등
로레타는 운동과는 담을 쌓은 글쟁이로 설정이 되어있지만, 산드라 불록의 몸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감독: Adam Nee, Aaron Nee, 배우: Sandra Bullock, Channing Tatum, Daniel Radcliffe, Da'Vine Joy Randolph, Brad Pitt, Patti Harrison, Oscar Nunez

IMDb https://www.imdb.com/title/tt13320622/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212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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