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의 원작은 에밀리 M. 댄포스의 2012년작 동명소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잠시 검색) [사라지지 않는 여름]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어요. 소설은 비교적 긴 편인데, 영화는 카메론이 동성애 전환 치료 캠프에 들어간 후반부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대부분 첫 소설이 그렇듯, 이 책도 자서전적이지만 전환치료 캠프 부분은 잭 스탁이라는 소년이 2005년에 실제로 겪은 동성애 전환 치료 캠프에 대한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영화의 시대배경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1990년대입니다. 주인공 카메론 포스트는 여자친구와 같이 있는 걸 들켜 전환 치료 캠프에 들어갑니다. 이 캠프는 엄격한 리디아 마시 박사와 자신도 전에는 동성에 끌렸지만 전환치료를 받아 이성애자가 되었다는 마시 박사의 동생 릭 마시 목사가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카메론은 여기서 다양한 사유로 캠프에 끌려온 비슷한 나이 또래의 다양한 아이들을 만납니다. 캠은 그 중 한 쪽 다리를 잃은 제인 폰다 (본명이에요), 아버지가 기독교로 개종하고 정계에 진출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끌려온 애덤 레드 이글과 가까워집니다. 그러는 동안 캠프가 어떻게 아이들의 정신을 파괴하고 있는지가 조금씩 드러나지요.

아무래도 전 원작을 읽었으니까 소설과 영화를 비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이런 식으로 각색을 한 건 이해가 가요. 소설은 주인공이 12살 때부터 시작되어 전환 치료를 받는 청소년기로 이어집니다. 주인공은 성장하는데, 중간에 배우를 바꿀 수도 없고 참 애매하죠. 물론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닌데, 그래도 전환 치료 캠프 부분만 영화화하면 비교적 각색이 쉬워집니다. 단지 이렇게 각색을 하면 원작에서는 상당한 깊이로 그려지는 카메론 포스트라는 주인공의 많은 부분이 많이 날아가버립니다. 여전히 개성있는 아이지만 이제는 전환치료 캠프가 얼마나 나쁜 곳인지 알려주는 기능적인 캐릭터가 되었지요. 소설과 영화 두 편을 모두 보실 수 있는 여유가 되신다면 영화를 보기 전에 소설을 먼저 읽으시길 권합니다.

그래도 잘 만든 영화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충분히 보편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은 좋은 이야기를 담은 영화에 제대로 캐스팅된 좋은 배우들이 나오죠. 단지 작품 자체를 온전히 즐기기엔 영화가 너무 억압된 느낌입니다. 어차피 원작의 절반만 쓸 계획이었다면 새로운 이야기와 갈등으로 빈 부분을 채워도 되었을 거 같아요. (20/06/06)

★★★

기타등등
잭 스탁의 이야기는 나중에 [보이 이레이즈드]라는 제목의 책으로 나왔고 이 책 역시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졌지요. 두 영화가 비슷해보인다면 그건 우연이 아닙니다.


감독: Desiree Akhavan, 배우: Chloë Grace Moretz, Steven Hauck, Quinn Shephard, Kerry Butler, Dalton Harrod, McCabe Slye, Dale Soules, Sasha Lane, John Gallagher Jr., Emily Skeggs, Marin Ireland, Forrest Goodluck, Melanie Ehrlich, Owen Campbell, Christopher Dylan White

IMDb https://www.imdb.com/title/tt6257174/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4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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