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커빌 가문의 사냥개]는 셜록 홈즈 장편 중 가장 완성도가 높고 재미도 있어서 자주 영상물로 각색되는 작품입니다. 아서 코난 도일이 살아있었던 1914년때부터 수없이 영화화되었고 오늘 소개할 1939년 버전은 9번째 작품으로 첫 번째 할리우드 영화입니다. 유명한 베이질 래스본과 나이젤 브루스 콤비가 나오는 첫 영화고요. 원작의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첫 각색물이라고는 하는데, 이게 얼마나 정확한 정보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첫 영화가 1914년에 나왔다면 현대 배경이라고 해도 별로 달라보이지 않았을 거 같아요. 원작이 1901년에서 1902년 사이에 연재되었으니까요. 사건이 벌어지는 시기는 조금 더 옛날이지만.

스토리야 원작과 거의 같습니다. 다를 이유가 있나요. 단지 약간의 눈에 뜨이는 수정이 이루어졌습니다. 하나는 원작에선 음모의 일부였던 어떤 캐릭터가 완벽하게 결백하다는 것인데, 이건 헤이즈 규약 때문이었을까요? 다른 하나는 모든 사건을 마무리 짓는 후반부인데 원작의 재료를 쓰고 있고 있긴 하지만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괜찮은 각색물입니다. 단지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결정판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아직 모든 게 조금씩 미완성이에요. 당시 할리우드 사람들은 코난 도일이 상상했던 고딕 분위기를 완벽하게 살리지는 못했어요. 비슷한 시기에 나온 유니버설 호러 영화들과 비교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그만의 재미와 분위기는 있는데 무게가 부족해요. 영국 티를 내려는 모든 것들이 조금씩 캐리커처처럼 보이고요. 그리고 후반은 많이 안티클라이맥스예요. 이건 악당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것 같습니다.

래스본의 홈즈는 그럴싸한데, 전 여전히 나이젤 브루스의 왓슨이 지나치게 바보스러워 보입니다. 어제 이야기한 [공포의 밤]보다는 나아요. 그래도 왓슨은 언어를 좀 더 잘 쓰고 덜 서툰 사람일 것 같지 않습니까? 참전 경험이 있는 군의관이고 베스트셀러 작가인데요.

결정판 [바스커빌 가문의 사냥개] 각색물이 있을까요? 글쎄요. 적어도 이 영화를 뽑고 싶지는 않습니다. 해머 버전도, 러시아 버전도 이것보다 나았거든요. 이 영화는 셜록 홈즈의 이미지가 20세기를 거치면서 완성되어 가는 중간 과정에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거 같습니다. (20/06/28)

★★★

기타등등
전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주로 20세기 폭스사의 고전 영화들을 소개하는 [이것이 할리우드다!] 다큐멘터리 시리즈에서 처음 접했어요. 이 시리즈를 기억하시는 분 계신지.


감독: Sidney Lanfield, 배우: Richard Greene, Basil Rathbone, Wendy Barrie, Nigel Bruce, Lionel Atwill, John Carradine, Morton Lowry, Eily Malyon, Barlowe Borland, Beryl Mercer, Ralph Forbes, E. E. Clive, Lionel Pape, Nigel De Brulier, Mary Gordon, Ian Maclaren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31448/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4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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