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괴담 (2022)

2022.04.28 21:52

DJUNA 조회 수:2953


[서울괴담]은 뮤직비디오 감독 홍원기의 극영화 데뷔작으로 10편의 호러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아이돌이거나 아이돌 출신인 배우들의 비중이 높습니다. 이 자체는 작품의 퀄리티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습니다. 일단 각자 커버해야 할 러닝타임이 짧고 그렇게까지 깊은 연기가 필요한 역들도 아니에요. 그리고 요새는 아이돌이라는 게 경험 없는 배우라는 뜻도 아니니까요.

소재폭은 비교적 넓은 편입니다. 교통사고 피해자의 유령에게 시달리는 운전사 이야기도 있고, 잇몸에 기생하는 정체불명의 벌레 이야기도 있습니다. 전형적인 [여고괴담] 이야기도 있고, 방탈출 게임, SNS 인플루엔서, 아파트 벽간 소음, 중고품 무료 나눔을 소재로 삼은 이야기도 있어요.

하지만 영화의 이야기나 스타일은 소재폭만큼 넓지 않습니다. 충분히 더 나갈 수 있는 소재들이 안전한 지점에서 주저 앉아요. 잇몸에 기생하는 기생충으로 온갖 이야기가 가능할 것 같지 않나요. 하지만 이게 익숙한 좀비 이야기의 서막에 불과하다면 실망스럽지요. 대기업에 취직한 신입사원이 총수의 죽은 딸과 영혼결혼식을 치르게 되는 에피소드는 코미디가 더 어울립니다. 하지만 영화는 호러 효과를 던지다 파국으로 끝나는 영화의 흐름 안에 가둡니다. 중고가구 나눔을 소재로 한 이야기에 이런 결말이 어울리는가, 벽간 소음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꼭 초자연현상으로 끝나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영화는 충분히 다양할 수 있는 소재를 프로크루스테스 침대처럼 일률화해 재단하고 있습니다. 모든 에피소드가 관객들을 무섭게 하지 않으면 실패할 거라고 믿는 거 같아요. 하지만 10개라면 충분히 다양함을 품을 수 있는 숫자입니다. 그리고 어차피 이렇게 모든 장면에 힘을 준 호러 영화는 아주 창의적으로 놀지 않는 한 그렇게 무섭지 않은 걸요. (22/04/28)

★★

기타등등
제목은 [서울괴담]이지만 서울이라는 구체적인 공간은 이 영화에 그렇게까지 큰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감독: 홍원기, 배우: 아린, 설아, 엑시, 셔뉴, 알렉사, 서지수, 김도윤, 봉재현, 이수민, 이열음, 오륭, 이민혁, 이영진, 주학년, 이호원, 정원창, 다른 제목: Urban My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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