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역 귀신 (2022)

2023.04.20 01:45

DJUNA 조회 수:2377


어제 개봉된 [옥수역 귀신]은 호랑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영화입니다. 5분이면 읽을 수 있는 짧은 작품인데 이것을 어떻게 하면 장편 영화로 각색할 수 있을까요? 일단 영화는 원작의 이야기를 초반 오프닝 크레딧 시퀀스에 다 써버립니다. (호랑 작가가 여기서 남자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 자기 이야기를 시작하지요.

영화의 주인공은 김보라가 연기하는 인터넷 뉴스 기자 나영입니다. 뉴스 거리를 찾다가 옥수동에서 일어난 자살 사건에 대해 들은 나영은 어린아이 귀신이 이 사건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나영의 기사 시리즈는 히트를 거듭하지만 옥수역에서 사람들이 수상쩍은 죽음을 맞는 일들이 이어지고 결국 나영은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이 된 과거의 비극에 대해 알게 됩니다.

익숙한 아시아 호러 영화의 구성입니다. 그 중에서도 일본요. 아시아 호러 영화의 경계선이 그렇게까지 분명한 건 아니지만 '희생자를 가리지 않는 감염 저주'라는 주제는 일본스럽지요. 아이디어가 일본식이어도 잘 나왔다면 큰 상관은 없는데, 영화는 그렇지 못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옥수역이라는 구체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그에 맞는 사실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역세권 개발과 관련된 비극은 훨씬 현실적이어야 먹혀요. 이 영화가 사용한 이야기는 그냥 일본 호러 게임 아무 데에서나 가져와 큰 고민 없이 옥수역에 이식한 것 같습니다. 벌어진 틈이 너무 큽니다.

호러 효과 대부분은 나태하고 아이디어가 부족합니다. 영화가 지탱할만큼 간신히 존재만 하고 있어요. 각본은 더 나쁜데, 이 영화에는 의미있는 빌드업이 별로 없습니다. 각각의 이야기 재료들이 간신히 연결만 되어 있어요. 무엇보다 영화 결말이 오프닝의 프롤로그와 정서적으로 별로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간신히 논리적으로만 아슬아슬하게 맞아요.

일본과 합작 영화입니다. 감독 정용기는 주로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 속한 영화들을 만들었던 코미디/액션 전문가로 호러는 이번 영화가 처음입니다. 공동각본가인 타카하시 히로시는 [링] 시리즈의 각본가로 당연히 정용기보다 전문가입니다. 하지만 이 각본엔 무언가 좋은 것을 만들려는 의욕이 보이지 않습니다. (23/04/20)

★☆

기타등등
원작은 지금도 온라인에 있는데 플래시가 역병처럼 퇴출된 지금은 원래의 공포 효과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습니다.


감독: 정용기, 배우: 김보라, 신소율, 김재현, 호랑, 다른 제목: Ghost Station

IMDb https://www.imdb.com/title/tt22505124/
Daum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5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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