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레이크 (2020)

2020.04.29 23:01

DJUNA 조회 수:2273


윤은경의 [호텔 레이크]는 2018년에 [링거링]이라는 제목으로 찍었던 영화입니다. 한동안 소식이 없다가 코로나바이러스로 극장가가 한산해진 틈을 타 제목을 바꾸어 개봉했네요.

영화가 시작되면 주인공 유미는 아버지에게 버려진 배다른 동생 지유를 죽음 엄마의 친구 경선에게 맡기기 위해 경선이 운영하는 호텔 레이크에 방문합니다. 얼떨결에 동생과 호텔에 머물게 된 유미는 호텔 안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비밀의 단서는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 되는 405호 방에 숨겨져 있을 수도 있어요.

[장화, 홍련]의 성공 이후 자주 나왔던 스타일의 호러영화입니다. 인테리어 중요하고, 여성 캐릭터 위주이고, 끝에 가면 반전이 있지요. 머리 긴 여자귀신도 나옵니다. 그 지독했던 사다코 시절과는 달리 그렇게 머리칼에 집착하지는 않지만요. 몇몇 장면들은 [장화, 홍련]과 거의 구도가 같습니다. 후반부에 밝혀지는 반전은 아주 유명한 호러 영화 고전의 반전을 뒤집은 것 같습니다. 그밖에도 수많은 레퍼런스가 보이는데, 어느 정도까지 의도적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자기 것이 없는 영화라고는 말을 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익숙한 무대에서 익숙한 게임을 하는 영화이긴해요. 식상하다는 말이 나와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전 결말에 밝혀지는 진상이 그냥 그랬고요. 그 뒤집힘은 잠시 재미있었지만 내용과 그렇게까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하지만 그와 별도로 익숙한 레퍼런스 사이에 재미있는 시도들이 숨어 있습니다. 기대보다 비수기 호텔이라는 공간을 잘 썼습니다. 단지 이것들이 그렇게까지 잘 붙지 않았을 뿐이에요.

아주 좋은 영화라고는 못하겠지만 최근에 본 [클로짓]이나 [장산범] 같은 영화들보다는 나았습니다. 일단 이세영, 박지영, 박효주와 같은 배우들을 잘 살렸습니다. 그리고 어린이 캐릭터를 잘 썼어요. [클로짓] 같은 영화가 진짜로 못했던 부분이죠. 불필요하게 귀엽지 않고 잔손이 가면서 감상을 방해할 정도로 짜증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이야기에 잘 녹아드는 어린이 캐릭터를 만드는 건 보기만큼 쉬운 일이 아니죠. (20/04/29)

★★☆

기타등등
덕산 온천 타워 호텔이라는 곳에서 찍었더군요. 영화 속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큰 곳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감독: 윤은경, 배우: 이세영, 박지영, 박효주, 박소이, 전수지, 이주원, 김보윤, 다른 제목: 링거링, Hotel Lake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9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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