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와 마녀의 꽃]은 요네바야시 히로마사의 세 번째 장편영화입니다. 그리고 전작들처럼 영국 동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지요. 원작은 메리 스튜어트의 [Little Broomstick]인데, 영화 개봉을 맞아 [메리와 마녀의 꽃]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습니다. 하지만 원작의 캐릭터들을 일본으로 데려왔던 두 편과는 달리 [메리와 마녀의 꽃]은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하긴 핑계가 별로 없긴 합니다.

주인공 이름은 메리 스미스. 방학을 맞아 친척집에서 지루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20세기 영국 소녀입니다. 21세기는 아닐 거예요. 아무도 휴대폰을 갖고 다니지 않으니까. 하여간 어느 날, 메리는 숲에서 신비한 마법의 꽃과 마녀들이 타고 다니는 빗자루를 발견합니다. 빗자루를 타고 먼 마법의 세계로 날아간 메리는 자신이 꽃의 마법으로 잠시 마녀가 되었고 다들 자신을 마법 학교의 신입생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마법학교라니 [해리 포터]가 떠오를 법도 합니다. 하지만 원작이 [해리 포터]보다 한참 먼저입니다. [해리 포터]가 영향을 받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직접 영향을 받지 않았어도 영향을 준 환경의 일부였겠죠. 깊이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해리 포터와는 스토리가 많이 달라요. 일단 메리는 학교에서 그렇게 오래 있지 않습니다.

[해리 포터]보다는 [마녀 배달부 키키] 쪽이 더 많이 떠오릅니다. 영화 만드는 사람들도 이 영화와의 유사점 때문에 고민했겠죠. 마녀, 하늘을 나는 빗자루, 검은 고양이 다 나오니까요. 하지만 역시 이야기는 다릅니다. 캐릭터도 다르고요.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은 비교를 할 거고 [마녀 배달부 키키]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겠지만.

전작들이 그렇듯 이 영화의 영국성도 일본화되어있습니다. 일본어 더빙과 극단적으로 일본스러운 대사 때문에 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영어 더빙으로 들으면 어떨지 모르겠어요.

괜찮은 영화입니다. 액션이나 비행 장면은 왕년의 지브리 영화들을 연상시키는 빼어난 기술적 완성도를 자랑하고요. 하지만 영화보다는 지브리의 영향 아래에서 그 자산을 활용하며 그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내용보다 더 잘 보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17/12/06)

★★★

기타등등
용산 CGV 15관에서 봤습니다. 용산 CGV는 대부분 마스킹을 해주지만 15관은 스크린이 휘어 있는 비스타관이라 안 해주죠. 어차피 이 영화는 비스타 비율이라 상관없었지만요.


감독: Hiromasa Yonebayashi, 배우: Hana Sugisaki, Ryûnosuke Kamiki, Yûki Amami, Fumiyo Kohinata, Hikari Mitsushima, Jirô Satô, Ken'ichi Endô, Eri Watanabe, Shinobu Ohtake, 다른 제목: Mary and the Witch's Flower

IMDb http://www.imdb.com/title/tt633635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9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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