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은 배우 치웨텔 에지오포의 장편 감독 데뷔작입니다. 동명의 원작은 이 영화의 주인공인 윌리엄 캄콴바가 쓴 회고록입니다. 캄콴바의 이야기는 이전에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지기도 했고 TED 강연도 유튜브에 올라와 있으니 찾아보시면 되겠습니다. 아, 에지오포의 영화는 넷플릭스에 있고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윌리엄 캄콴바의 업적은 풍차를 만든 것입니다. 자전거와 트랙터 팬, 쓰레기장에서 구한 부품을 조립해 풍차를 만들어서 발전에 성공했대요. 그게 성공하자 보다 성능이 좋은 두 번째 풍차를 만들었고요. 학비를 대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났지만 도서관에서 읽은 책에서 얻은 지식으로 이 정도 업적을 쌓았으니 소년은 유명해졌습니다. 전 이런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현실적인 문제를 기술을 통해 해결하는 거요.

영화는 TED나 유튜브에서 봐서 알고 있는 윌리엄 캄콴바의 이야기보다 훨씬 무섭습니다. 영화가 그리는 말라위의 상황은 끔찍하기 그지 없어요. 기아로 사람들은 죽어가고 정부는 이들을 살릴 능력도 의지도 없습니다. 실제 윌리엄 캄콴바가 풍차를 만들어 한 일은 라디오를 켜는 것이었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그럴 여유도 없습니다. 풍차의 전기로 우물의 물을 퍼내지 못하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굶어죽을 지경입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요. 이 묘사가 아주 길어요. 정작 풍차를 만드는 과정은 짧습니다.

당연히 극적인 과장이 들어갔겠죠. 영화를 보면서도 그럴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영화가 그리는 2000년대 초반 말라위의 묘사는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끔찍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당시와 지금의 말라위 사람들에 대한 실제 이야기가 있고, 여기에 창의력으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 소년의 이야기가 따로 있는데, 지나치게 극적으로 엮이긴 했어도,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조금 더 확인해봐야겠어요. (19/03/07)

★★★

기타등등
대사 상당부분이 말라위 지역 방언인데 그 동네 사람들에겐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감독: Chiwetel Ejiofor, 배우: Chiwetel Ejiofor, Maxwell Simba, Felix Lemburo, Robert Agengo, Fiskan Makawa, Lily Banda, Aïssa Maïga,

IMDb https://www.imdb.com/title/tt7533152/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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