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 (2014)

2014.12.08 23:16

DJUNA 조회 수:7088


이종격투기 선수인 익호의 형 영호가 실종됩니다. 경찰은 영호가 살인범이라 의심하지만 실제로는 거물급 고객들을 상대로 한 불법 도박 사업을 하는 천재 악당 에이스에게 납치당한 것이었죠. 익호가 형을 살리려면 에이스의 지령을 따라야 하는데, 그러려면 수백명의 경찰들과 조폭들을 따돌리고 때려눕히면서 목적지까지 달려야 합니다.

척 봐도 [빅매치]는 비디오 게임과 같은 영화입니다. 단지 여기엔 비디오 게임과 같은 설정과 그 설정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의 대립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익호는 통제불능입니다. 에이스를 능가할 정도로 머리가 좋기 때문에? 아뇨, 정반대입니다. 단지 그는 보통 사람과 전혀 다른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머리는 나쁘지만 운동신경이 머리 대신 생각해주는 부류죠. 철저하게 이성적으로만 생각하는 에이스는 익호의 이 난장판 사고를 완벽하게 제어하지 못합니다.

액션 영화인 동시에 코미디입니다. 여기서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 이정재의 캐스팅입니다. 사실 이정재는 코미디엔 그렇게 잘 어울리지 않는 배우입니다. 코미디 배우에게 꼭 필요한 감각이 부족하죠. 하지만 배우의 이미지가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는 캐릭터에 넣으면 사정은 다릅니다. 물론 전문 코미디 배우와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함은 있지만 그건 감독 최호도 마찬가지라서요. 전 의도한 코미디의 70 퍼센트는 달성한 거 같은데, 그 정도면 성공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것은 어처구니 없는 독일 무성영화 악당 헤어스타일을 하고 훨씬 노련하게 코미디 악역을 연기하고 있는 신하균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오히려 액션이 뒤로 갈수록 딸립니다. 익호가 게임에 말려드는 초반은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 재료는 중반을 넘어가면 반복이 되고 지루해집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익호가 에이스의 손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자유를 쟁취하는 과정이 손해를 가장 많이 봅니다. 클라이맥스는 지루하고요.

조금 더 이야기를 압축하고 계산을 정리했다면 좋았을 영화입니다. 하지만 비슷한 분위기의 신하균 주연 영화 [런닝맨]보다는 좋군요. 그 영화가 이 정도 완성도로만 나왔어도 그렇게 아쉽지는 않았지요. (14/12/08)

★★☆

기타등등
조연배우들 중 상당수가 에이스의 얼굴 없는 고객들의 목소리를 연기하고 있더군요.


감독: 최호, 배우: 이정재, 신하균, 이성민, 보아, 김의성, 배성우, 손호준, 김윤성, 라미란, 성지루, 다른 제목: Big Match

IMDb http://www.imdb.com/title/tt4156924/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2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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