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에서 벼락맞은 타임머신과 함께 1885년의 과거로 날아간 브라운 박사는 그곳에서 대장장이로 일하며 평화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타임머신을 타고 1955년에서 1985년으로 돌아가려던 마티는 그가 비프의 조상인 뷰포트 태넌에게 살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를 구하기 위해 1885년으로 갑니다. 그는 다시 현대로 돌아오라고 브라운 박사를 설득하지만 타임머신은 또 고장이 났고, 무엇보다 박사는 그 마을에 온 학교 선생님인 클라라 클레이튼과 사랑에 빠져버립니다.

[백 투 더 퓨처 3]으로 이 삼부작의 스케일이 갑자기 커졌습니다. 1,2편은 마티와 그의 가족사로 이야기의 소재가 제한되어 있었고 오가는 시간대도 폭이 좁았습니다. 하지만 3편은 순식간에 관객들을 백년전으로 데려갑니다. 반복되었던 시간 속에서 배배 꼬인 가족사의 폐소공포증에서 해방되었고 서부극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들어왔지요. 마티는 여전히 그의 부계 혈통과의 관계에서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하지만 그래도 2편과는 달리 3편은 이야기면에서 자유로운 편입니다. 2편에서는 많이 죽었던 코미디도 되살아났고요.

영화는 의외로 좋은 서부극입니다. 물론 코미디이기 때문에 서부극의 모든 영역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마티는 서부극의 시대를 자신의 캐릭터에 맞게 잘 활용합니다. 그는 과거에 아일랜드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첫 번째 맥플라이 가족을 만나고 태넌과의 대결을 통해 남자로서, 어른으로서 더 성숙해집니다. 이 성장과정이 서부극의 전형적인 총잡이나 마초 과시를 통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중요하죠.

영화는 로맨스이기도 합니다. 1편과 2편은 로맨스를 진지하게 다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죠. 마티의 여자친구 제니퍼는 조연이거나 기절한 상태였고 로레인과 마티와의 관계는 이어질 수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브라운 박사와 클라라 클레이튼은 그런 제한이 없지요. 어떻게 보면 이들이야 말로 이 삼부작의 진짜 연인입니다. 로맨틱하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시간여행 로맨스의 모든 특성과 장점을 다 가지고 있어요. 메리 스틴버진이 연기한 천문학과 쥘 베른의 소설에 푹 빠진 학교 선생은 캐릭터도 완벽했어요.

무엇보다 결말이 좋습니다. 우주의 균형이 깨질까봐 타임머신을 부수어야 한다는 강박증은 조금 짜증이 나죠. 거의 완벽했던 1편과 그 뒤에 만들어진 2,3편은 여전히 하나의 이야기처럼 보이지 않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운 박사와 마티가 헤어지는 결말은 이야기와 주제를 완벽하게 맺을뿐만 아니라 정서적 힘도 대단합니다. 심지어 우주의 균형 어쩌구의 강박증도 깨버린다고요. 이 정도로 좋은 모험물 결말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죠. (14/11/12)

★★★☆

기타등등
메리 스틴버진은 잭 더 리퍼와 허버트 조지 웰즈가 나오는 시간여행물 [타임 애프터 타임]의 여자주인공이기도 했죠. 시간여행자들과 인연이 많습니다.


감독: Robert Zemeckis, 배우: Michael J. Fox, Christopher Lloyd, Mary Steenburgen, Lea Thompson, Elisabeth Shue, Thomas F. Wilson, Mr. Strickland, 다른 제목: 백 투 더 퓨쳐 3

IMDb http://www.imdb.com/title/tt009908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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