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트 Bullitt (1968)

2022.04.10 23:56

DJUNA 조회 수:989


피터 예이츠의 [블리트]를 보았습니다. 어렸을 때 한 번 텔레비전으로 보고 그 뒤로 종종 궁금했던 영화인데 애플 TV 플러스에 있더군요. 하지만 그 안에서 따로 구입을 해야 합니다. 다른 OTT나 구글플레이에서는 없는 거 같던데, 제가 틀렸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제목의 블리트는 주인공 형사 이름입니다. Frank Bullitt이니 요새라면 프랭크 불릿이라고 표기했을 텐데요. 왜 불리트가 아니고 블리트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하여간 블리트는 샌프란시스코 시경 소속인데, 동료들과 함께, 시카고에서 온 조니 로스라는 갱의 경호를 맡게 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니 로스와 동료는 총격을 받아 중상을 입고, 이 사건 뒤에 뭐가 더 있다고 직감한 블리트는 수사에 나서죠.

로버트 L,. 피시라는 작가가 로버트 L. 파이크라는 필명으로 쓴 [Mute Witness]라는 소설이 원작입니다. 융통성 있는 각색인 것 같아요. 일단 주인공의 이름과 소속부터 달라요. 뉴욕 시경의 클랜시 경위. 아마 블리트라는 캐릭터도 주연배우 스티브 맥퀸에 맞추어 영화에서 거의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여간 아주 독창적인 이야기는 아니에요. 그런 것보다 캐릭터와 사건을 묘사하는 방식이 더 중요한 영화입니다.

1968년작이니까 스티브 맥퀸이 세상에서 가장 쿨한 싸나이였던 시절의 작품입니다. 물론 당시의 싸나이들은 요새와 기준이 많이 달랐습니다. 일단 입금한 뒤 필사적으로 몸을 만드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았어요. 스티브 맥퀸의 블리트는 조금 구부정한 자세에 지친 표정의 직업 형사로 과장된 남성성의 과시 따위는 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아주 과장된 액션은 벌어지지 않아요. 영화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비교적 사실적으로 보이는 경찰의 수사과정이고요. 절제된 영화예요. 종종 거의 대사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고 감정묘사도 억눌려 있습니다. 영화는 심지어 이 사건이 주인공에게 엄청나게 큰 의미가 있다고도 말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직업 형사의 피곤한 며칠인 거죠.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부분은 중후반에서 벌어지는 카체이스입니다. 현대 할리우드 액션영화를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평을 듣는 장면입니다. [분노의 질주]에 나오는 과장된 카체이스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여기에 대해 별 기대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동안 할리우드는 계속 카체이스의 강도를 높여왔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다시 보니 [블리트]의 카체이스는 여전히 훌륭했습니다. 쫓고 쫓기는 사람이 심리 묘사, 샌프란시스코라는 배경의 정교한 활용, 무엇보다 훌륭한 편집 덕택이죠. 속도와 자극만이 훌륭한 카체이스를 만드는 건 아니거든요.

스필버그가 새 [블리트] 영화를 만든다고 하지요. 리메이크는 아니고 이 캐릭터가 나오는 새 이야기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캐릭터는 거의 전적으로 스티브 맥퀸의 개성에 의존하고 있지 않던가요? 물론 스필버그는 자기만의 생각이 있겠고 알아서 잘 만들겠지만. (22/04/10)

★★★☆

기타등등
백인 남자들의 영화입니다. 대사가 있는 비백인 캐릭터는 단 한 평. 윌러드라는 흑인 외과의사예요. 캐릭터와 이름이 있는 여자는 재클릿 비셋이 연기한 캐시가 전부인데, 역할은 '블리트의 여자친구'지요. 가장 긴 대사는 블리트의 성격을 설명하는 거. 원래는 캐서린 로스에게 갔던 역인데 너무 작다고 거절했다고 합니다. 이해가 가요.


감독: Peter Yates, 배우: Steve McQueen, Robert Vaughn, Jacqueline Bisset, Don Gordon, Simon Oakland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62765/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5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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