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와 친구들 Oliver & Company (1988)

2022.04.26 23:30

DJUNA 조회 수:1468


[올리버와 친구들]은 1988년에 나온 디즈니 애니메이션 장편 영화입니다. 많이들 80년대 초중반을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바닥을 친 시기로 기억을 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니, 그럴 수도 있는데, 그러는 동안에도 꾸준한 기술적 실험을 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르네상스를 준비하던 시절이었지요. 그리고 [올리버와 친구들]이 가볍게 여겨지는 이유는 그 다음 작품이 [인어공주]였기 때문이지요. 그러니까 실제 이상으로 옛날영화처럼 보여지는 작품입니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의 이야기를 현대, 그러니까 1980년대 뉴욕 맨해튼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올리버는 집없는 아기 고양이, 도저와 일당들은 떠돌이 개들이고, 페이긴은 이들을 이용해 좀도둑질을 하는 인간 악당입니다. 사익스는 페이긴을 괴롭히는 고리대금업자고요. 이 영화에서는 버려진 고양이 올리버가 맨해튼 거리를 떠돌다가 도저 일당을 만나 리무진 도둑질에 가담하지만 어쩌다 보니 차에 타고 있던 부잣집 여자아이 제니에게 키워지게 되고 페이건이 올리버를 이용해 몸값을 뜯어내려 한다는 식으로 전개됩니다. 이야기는 조금 더 복잡하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러닝타임이 1시간 20분 안팎이던 시절 작품이에요. 아주 복잡하지는 않지요.

영화를 보면 참 소박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일단 현대 배경 영화이고 스토리도 조촐해서 야심이 없어 보이죠. 그 뒤에 나온 [인어공주]와 비교해보면 그림체나 애니메이션 스타일도 예스러워 보이고요. [올리버 트위스트]를 각색하는 방식도 참 무난하게 느껴지지요. 음악과 노래의 비중이 크지만 [인어공주]의 압도적인 느낌은 없습니다. 몇몇 곡에 대해서는 제가 감상적인 기억을 갖고 있긴 하지만요. 이 영화 다음에 [인어공주]가 나오면 기억에서 밀리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도전적으로 보이는 부분은 컴퓨터 그래픽입니다. [타란의 대모험]에서 시작되었던 이 실험이 꽃피어 이 영화에서는 굉장히 많은 부분에 쓰이고 있습니다. 당시엔 이런 게 하나만 나와도 정말로 신기하고 그랬어요.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영화의 예스러움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굳이 블록버스터가 될 필요가 없던 시절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가 주는 조촐함이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온달까. 게다가 이 영화도 이제 시대물이 되었어요. 당시엔 동시대였던 80년대의 뉴욕이 애니메이터들에 의해 재현된 결과물은 또 느낌이 다르거든요. (22/04/26)

★★☆

기타등등
인간들은 백인만 나오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개들 성우 캐스팅은 조금 재미있는 구석이 있습니다. 영어 억양을 쓰는 고상한 취향의 불독 프랜시스를 연기한 로스코 리 브라운은 흑인이거든요. 셰익스피어 경험이 많아서 영어 억양에 익숙한 사람이었지만요. 제니의 노래 파트는 미한 트란이라는 배우가 불렀는데, 이름과 사진을 보면 베트남계 같습니다.


감독: George Scribner, 배우: Joey Lawrence, Billy Joel, Natalie Gregory, Cheech Marin, Bette Midler, Robert Loggia, Richard Mulligan, Roscoe Lee Browne, Sheryl Lee Ralph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95776/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6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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