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더몬드는 25년간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스튜디오에서 호러 영화 전문 분장사로 일했습니다. 인기가 떨어진 호러영화를 포기하고 뮤지컬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회사의 새 운영진은 더몬드를 해고해요. 분노한 더몬드는 회사가 만드는 틴에이저 괴물 시리즈의 마지막 속편인 [틴에이저 늑대인간이 틴에이저 프랑켄슈타인을 만나다]의 두 주연배우를 분장하는 동안 화장품에 약을 섞어서 이들에게 최면을 겁니다. 최면에 걸린 두 배우들은 분장한 상태에서 더몬드를 해고한 사람들을 한 명씩 죽여나갑니다.

[몬스터 만드는 법]은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픽처스에서 제작한 틴에이저 호러 시리즈 [나는 틴에이저 늑대인간이었다]와 [나는 틴에이저 프랑켄슈타인이었다]를 잇는 영화입니다. 1950년대 말이니, 당시는 십대 문화가 신기한 신문물이었던 때예요. '틴에이저'라는 단어가 영화 제목에 꾸준히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고. 더몬드가 "나는 저 틴에이저 애들과 일하는 게 좋아" 같은 생색내는 대사를 읊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나이 든 분장사가 주인공인 이 영화에서는 그게 큰 의미는 없습니다만.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1950년대에 나온 호러치고는 의외로 메타라는 데에 있지요. 영화에 언급되고 포스터도 나오는 [나는 틴에이저 늑대인간이었다]와 [나는 틴에이저 프랑켄슈타인이었다]는 모두 진짜 영화입니다. [나는 틴에이저 프랑켄슈타인이었다]의 주연배우 게리 콘웨이는 실제로 이 영화에서 프랑켄슈타인 괴물을 연기하는 배우로 등장해요. 이름은 바뀌었습니다만. 영화의 배경이 되는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스튜디오는 좀 소망성취적인 공간이지요.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픽처스는 가난해서 자체 스튜디오는 없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피트 더몬드가 마주친 상황은 당시 영화계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의 부상으로 영화계가 이전에 하던 게임이 먹히지 않기 시작했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던. 십대문화와 로큰롤은 당연한 대안이었고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픽처스의 틴에이저 괴물 시리즈도 그들이 찾은 대안이었지요.

영화는 이렇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호러 영화의 존재 의미를 찾으려고 시도하면서 시작합니다. 초반에 나오는 더몬드의 연설은 당시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세대 호러 영화팬들의 마음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어요. 단순히 선정적인 오락이 아니라 의미있고 심지어 건강할 수도 있는 문화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렇게 건강하게만 이야기를 푼다면 호러 영화가 만들어질 수 없고, 결국 피트 더몬드는 호러 영화의 연쇄살인마가 됩니다. 이 아이디어도 재미있긴 해요. 그 뒤로는 좀 전형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지만. 전 이 이야기가 진짜 호러보다는 호러 영화에 대한 드라마였을 때 더 효과적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20/05/12)

★★☆

기타등등
1. 제작자 허먼 코헨은 벨라 루고시를 더몬드 역으로 캐스팅하고 싶었다는데, 루고시는 캐스팅되기 전에 죽었지요.

2. 영화 후반에 불타는 마스크들은 폴 블라이스델이 이전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픽처스의 저예산 영화를 위해 만든 실제 소품입니다.

3. 영화 마지막 릴은 컬러예요. 이건 [나는 틴에이저 프랑켄슈타인이었다]에서도 그랬습니다.


감독: Herbert L. Strock, 배우: Robert H. Harris, Gary Conway, Gary Clarke, Paul Brinegar, Malcolm Atterbury, Dennis Cross, Morris Ankrum, Walter Reed, Paul Maxwell, Eddie Marr, Heather Ames, Robert Shayne, John Phillips, Paulene Myers, John Ashley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51746/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376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8 바빌론 Babylon (2022) [1] DJUNA 2023.02.07 4324
357 유령 (2023) [2] DJUNA 2023.01.18 3954
356 아웃핏 The Outfit (2022) DJUNA 2023.01.16 1870
355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Glass Onion: A Knives Out Mystery (2022) DJUNA 2022.12.31 4831
354 올빼미 (2021) DJUNA 2022.11.24 3314
353 존 414 Zone 414 (2022) [1] DJUNA 2022.09.27 1682
352 라이미 The Limey (1999) [2] DJUNA 2022.09.14 1187
351 암살 음모 The Domino Principle (1977) DJUNA 2022.09.12 941
350 블랙폰 The Black Phone (2022) DJUNA 2022.09.07 1754
349 스펠 Spell (2020) DJUNA 2022.09.05 1468
348 키미 Kimi (2022) DJUNA 2022.09.03 1292
347 리미트 (2022) DJUNA 2022.09.01 1397
346 씨씨 Sissy (2022) DJUNA 2022.07.25 3557
345 헤어질 결심 (2022) [2] DJUNA 2022.07.18 8034
344 매스 Mass (2021) DJUNA 2022.06.01 2389
343 서울괴담 (2022) DJUNA 2022.04.28 2953
342 열대왕사 Re dai wang shi (2021) [1] DJUNA 2022.04.22 168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