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나 Alena (2015)

2016.10.16 23:04

DJUNA 조회 수:4926


학기 중간에 공립학교에서 사립여자학교로 전학 온 알레나는 라크로스팀에도 들어가고 친구도 사귀면서 평범한 학교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라크로스 팀의 필리파와 다른 선수들은 알레나를 따돌리고 괴롭힙니다. 그리고 알레나의 집에 종종 찾아오는 이전 학교 친구인 요세핀의 행동을 보면, 알레나에겐 새 학교 아이들이 모르는 무슨 비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알레나가 팀에서 적응하고 새 여자친구를 사귀는 동안에도 그 비밀은 숨겨진 시한폭탄처럼 터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서는 이 영화를 스웨덴판 [여고괴담]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교복 입은 여자아이들이 나오는 동성애 분위기의 호러 영화이니 아주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분위기는 아주 다르죠. 이 영화의 뿌리는 스티븐 킹과 브라이언 드 팔마의 [캐리]에 조금 더 가깝습니다.

영화의 원작은 킴 W. 안데르손의 동명 그래픽 노블입니다. 영화를 보고 조금 조사를 해 봤는데, 영화와 가장 큰 차이점은 배경이 되는 사립학교가 남녀공학이라는 것이더군요. 그 때문에 영화의 중요한 테마 중 하나인 동성애를 다루는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원작에 따르면 알레나는 과거에 동성애 경험이 있었고 새 학교에서 남자친구를 사귀죠. 그러다 동성애 사실이 발각되어 곤란해지고요. 하지만 무대가 여자학교로 바뀌니까 더 이상 동성애는 타부가 아니고 아무도 거기엔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서 알레나가 고생하는 건 척 봐도 티가 나는 아웃사이더이기 때문이죠. 원작의 논리가 '아, 이게 원본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정적이긴 한데, 영화의 선택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영화의 스토리가 그렇게까지 새롭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요세핀의 정체 같은 건 앞의 문단을 읽지 않아도 눈치챌 수 있는 것이고 결말도 전통적이죠. 고정된 설정에 갇혀서 캐릭터가 발전할 구석도 없고요. 그러나 외톨이인 알레나의 심정은 충분히 전달되고, 아무리 [캐리]에서 많은 걸 빌려왔다고 해도 전통적인 장르 결말이 가지는 안정적인 힘이란 게 있습니다. 약간의 영화적 도전이 들어가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16/10/16)

★★☆

기타등등
원래는 60분짜리 텔레비전 드라마로 방영되었고 몇십 분이 추가되어 극장판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감독: Daniel di Grado, 배우: Amalia Holm, Molly Nutley, Felice Jankell, Rebecka Nyman, Fanny Klefelt, Marie Senghore, Malin Persson, Ulrika Ellemark, Johan Ehn, Helena Af Sandeberg

IMDb http://www.imdb.com/title/tt3792884/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7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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