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캐쳐 워즈 어 스파이]라니, 정말 안 좋은 제목이네요. 번역 좀 하지. 처음에 봤을 때는 무슨 의미인지 안 보여서 잠시 헛갈렸습니다. 영어로 보니 그냥 단순했어요. 야구팀 포수가 스파이였어요.

단지 이 영화의 주인공 모 버그는 그렇게 단순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평범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지요. 15년 동안 야구선수로 뛰긴 했는데 프린스턴 대학과 콜롬비아 법대 출신에 10개 이상의 언어를 할 줄 아는 천재였지요.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OSS에 들어가 활동을 했는데 그 중에는 독일 핵폭탄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진짜로 핵폭탄을 만들고 있는지 알아내고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은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버그는 하이젠베르크를 암살하지 않았어요. 독일에는 핵폭탄이 없었고요.

이 정도면 재미있는 전기의 주인공이죠. 그리고 이 영화의 원작이 된 니콜라스 다위도프의 동명 전기는 베스트셀러였습니다. 하지만 이걸 영화로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이 장르에서는 전기와 달리 비교적 짧고 압축된 내러티브가 필요하지요. 로버트 로닷이 각색한 각본은 버그와 하이젠베르크의 만남을 영화의 클라이맥스로 잡고 버그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두 천재의 만남에 대한 영화인 거예요.

여기서 영화는 천재라는 사람들을 다룰 때 할리우드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에 빠집니다. 머리 좋은 괴짜들을 지나치게 신기해하는 거죠. 그 때문에 충분히 주인공의 내면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유가 있는데도 계속 표면을 맴돌아요. 그러다 두 캐릭터를 묘사할 때는 단순한 천재 캐릭터의 클리셰에 빠지고 말지요. 결국 버그는 하이젠베르크를 암살하지 않으니 물리적 액션에 크게 의지할 수 없는 영화이고, 결국 버그의 내면으로 들어가야 하는데요. 20세기 과학사의 흐름에서 보아도 다루는 사건이 너무 단순하게 그려진 면이 있어요. (20/06/17)

★★☆

기타등등
1. 마크 스트롱에게 가발을 씌우면 하이젠베르크처럼 보일 거라고 생각한 사람 누굽니까.

2. 영화에서는 버그가 동성애자로 나오는데, 검색해보니 아주 강한 증거는 없는 거 같아요.


감독: Ben Lewin, 배우: Paul Rudd, Mark Strong, Sienna Miller, Jeff Daniels, Tom Wilkinson, Giancarlo Giannini, Hiroyuki Sanada, Guy Pearce, Paul Giamatti

IMDb https://www.imdb.com/title/tt4602066/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67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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