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엘 Noelle (2019)

2021.12.25 23:07

DJUNA 조회 수:1153


올해 본 애매한 크리스마스 영화는 마크 로렌스의 [노엘]입니다. 극장개봉은 안 했고 2019년 가을에 디즈니 플러스에서 풀렸어요. 그 서비스에서 풀린 첫 디즈니 영화 중 하나입니다.

노엘은 애나 캔드릭이 연기한 주인공 이름입니다. 풀 네임은 노엘 크링글이고 아버지는 크리스 크링글. 그러니까 산타의 딸이 주인공인 영화입니다. 노엘의 어린 시절이 나오는 프롤로그가 끝나면 영화는 크리스 크링글이 죽은 지 반년이 지난 현재로 건너 뜁니다. 노엘의 오빠인 닉이 죽은 아버지를 대신해 산타 연습 중인데, 암만 봐도 이 친구는 이 일에 관심도, 재능도 없습니다. 결국 지쳐버린 닉은 사라져 버리고, 노엘은 유모인 엘프 폴리와 함께 닉이 도망간 곳으로 추정되는 애리조나 피닉스시로 날아갑니다.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영화입니다. 기독교보다는 산타가 더 중요한 영화이긴 하지만요. 많은 산타 영화들이 그렇듯, [노엘]도 세속적이고 냉소적인 현대 미국 사회와 북극에서 온 산타 또는 산타와 관련된 사람들의 충돌을 그려요. 여기서 미국 사람들을 대변하는 인물은 닉을 찾기 위해 노엘이 고용한 이혼남 사립탐정 제이크입니다. 그리고 제이크의 현실적인 문제들은 노엘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어느 정도 해결이 됩니다.

종교적인 영화이면서 (기독교보다는 산타교에 대한 것이지만요) 종교비판적인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악역 비슷한 역할로 등장하는 건 노엘의 사촌 게이브입니다. 기술광신자인 게이브는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선물을 받을 가치가 있는 아이는 소수에 불과하고 이들에겐 아마존을 통해 온라인으로 선물을 전달해도 된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이는 기술중심주의에 대한 풍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종교적 근본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더 잘 먹히는 것 같습니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노엘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자신이 진정한 산타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당연히 이는 제도권 종교의 성차별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지요. 노엘이 쉼터에서 겪는 일들은 미국 중산층 기독교인들이 갖고 있는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한없이 진지해질 수도 있는데, 디즈니 플러스에서 풀린 명절 영화이니, 당연히 거기까지는 안 갑니다. 영화의 대부분은 안전하기 짝이 짝이 없고 [산타 클로스]나 [엘프]와 같은 비슷한 주제의 전작들이 갔던 길을 조심스럽게 따라갑니다. 이 맥빠진 경로를 밝히는 건 주연배우 애나 켄드릭의 스타 파워고요. (21/12/25)

★★☆

기타등등
주인공의 원래 이름은 니콜이었다고요.


감독: Marc Lawrence, 배우: Anna Kendrick, Shirley MacLaine, Bill Hader, Kingsley Ben-Adir, Julie Hagerty, Billy Eichner, Maceo Smedley, Diana Maria Riva, Anthony Konechny, Michael Gross, 다른 제목: Bill Hader and Anna Kendrick in Noelle

IMDb https://www.imdb.com/title/tt5097410/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7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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