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카머스 Deliver Us from Evil (2014)

2014.08.27 13:32

DJUNA 조회 수:5321


스콧 데릭슨의 [인보카머스]는 그의 두 번째 엑소시즘 영화입니다. 첫 번째는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였지요. 전 그가 실화와 종교를 다루는 수상쩍은 태도에 질겁했지만 그래도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의 주장을 믿지 않아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오싹한 무언가가 있었어요. 그 오싹한 무언가에 천국의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건 더 좋았고.

[인보카머스]도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입니다. 적어도 그렇다고 주장하고 있지요. 하지만 할리우드에서 '실화'라는 단어를 어떻게 쓰는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영화를 본 뒤에 검색을 좀 했습니다. 뉴욕 경찰에 있다가 지금은 은퇴해 악마 전문가가 된 랄프 사치라는 사람이 정말 있더군요. 이 영화의 원작이 된 논픽션 책을 썼고요. 하지만 영화가 그린 것과는 달리 지난 세기에 이미 은퇴를 했고 데릭슨이 영화를 끌어가기 위해 삽입한 이야기는 몽땅 허구라고 합니다. 그럴 줄 알았어요.

영화는 랄프 사치를 '레이다'라고 부르는 독특한 감이 있는 형사로 그립니다. 그는 브롱크스 동물원에서 자기 아기를 사자 우리에 떨어뜨린 여자 사건을 수사하다 멘도사라는 신부를 만나는데 그는 최근 브롱크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수상쩍은 사건들이 모두 악마의 소행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치는 처음엔 그 말을 믿지 않지만 악마를 대입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점점 일어나기 시작해요. 결국 그는 이라크 참전 군인들을 따라 미국까지 온 악마 인보카머스를 몰아내기 위해 멘도사와 힘을 합치게 됩니다.

데릭슨은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와 [살인소설]의 감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관객들을 놀라게 하거나 무섭게 하고 싶은 장면들은 대부분 적절한 트릭을 통해 성공적으로 꾸려내고 있지요. 사치와 멘도사의 캐릭터도 잘 잡혔고 기능도 나쁘지 않습니다.

단지 이 모든 게 지나치게 평범해요. 차라리 사치의 '실화들'을 그대로 따랐다면 덜 그랬을 거 같은데, 실존 인물에 맞는 인공적인 이야기를 만들다보니 엑소시즘으로 끝나는 흔한 가톨릭 호러의 공식이 맥없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이러다보니 앞의 두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주인공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강단이 부족해보이기도 하고요. 독립된 영화보다는 가공의 텔레비전 시리즈 파일럿에 더 잘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14/08/27)

★★☆

기타등등
어느 영화를 봐도 엑소시즘 장면은 전지전능자의 대변인과 절대악의 대결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멘도사 신부는 그런 대변인보다는 딸을 다치게 한 나쁜 놈들을 패달라는 부탁을 받고 돈 코를레오네가 보낸 마피아 같단 말이죠. 많이 양보해서 정말로 물리적 육체 없이 존재하고 사람의 정신에 기생할 수 있는 의식있는 존재가 있고 제도권 종교의 힘으로 그걸 몰아낼 수 있다고 있다고 해도 그 사실만으로는 절대선이고 전지전능자인 유일신의 존재를 입증할 수 없습니다.


감독: Scott Derrickson, 배우: Eric Bana, Édgar Ramírez, Olivia Munn, Chris Coy, Dorian Missick, Sean Harris, Joel McHale, Mike Houston, Lulu Wilson, Olivia Horton

IMDb http://www.imdb.com/title/tt237732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9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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