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3D (2014)

2014.08.27 15:12

DJUNA 조회 수:5175


전 [터널 3D]를 3D로 봤습니다. 제목에까지 3D를 붙였으니 당연히 그 사람들이 의도한 걸 봐주어야죠. 그리고 3D로 보는 게 그냥 2D로 보는 것보다 분명히 더 좋았을 겁니다. 효과가 꽤 괜찮은 편이거든요. 입구가 막힌 광산은 관객들이 끊임없이 3D 환경을 인식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3D 효과를 이용한 호러 장치도 꽤 되는 편이고요. 하지만 3D 효과를 더한다고 해도 [터널 3D]는 그렇게 좋은 영화가 못 됩니다. 여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다 언급하긴 귀찮습니다. 그냥 못만든 영화예요.

설정은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와 비슷합니다. 옛 탄광촌에 생긴 리조트에 젊은 사람들 몇이 놀러옵니다. 그날 밤, 곧 체험 공원으로 바뀔 거라는 탄광 입구의 파티장에서 머리가 이상한 광부 아저씨가 당장 떠나지 않으면 모두 죽을 거라고 경고하는데, 몇 시간 뒤, 이 아저씨는 일행 중 한 명을 공격하다가 살해당합니다. 정당방위이니 경찰에 신고하면 되는데, 소문 때문에 아빠 사업이 위태로워질 걸 걱정한 탄광주의 아들이 우기는 바람에 이들은 시체를 탄광 구석에 버립니다. 하지만 나가려고 돌아가보니 입구가 막혀버렸어요. 그 뒤로 사람들이 한 명씩 수상쩍은 상황 속에서 살해당하고요.

사실은 사연이 더 있습니다. 탄광 사고로 시작되는 도입부만 봐도 뭔가 있을 거 같죠. 정유미가 연기하는 여자 주인공도 하는 행동이나 태도가 조금 이상하고요. 당연히 영화는 과거의 사연으로 연결되고 복수담으로 이어집니다. 단지 제가 싫어하는 복수담입니다. 이 영화의 복수 행위에 희생되는 사람들은 모두 과거의 죄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단 한 명만이 복수도구가 될 수 있을 뿐이죠. 상황이 통제불능이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했어요.

호러 효과는 시원치 않습니다. 3D가 괜찮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그렇다고 이게 무섭다는 말은 아니죠. 호러물로서 핸디캡이 많습니다. 사연이 지나치게 장황하고, 살인마가 무섭지 않고, 러닝타임이 90분도 안 되는 짧은 영화인데도 페이스가 좋지 않습니다. 차라리 욕심을 접고 그냥 탄광 무대의 슬래셔로 만들었다면 기본은 챙겼을 텐데 영화는 가지고 있는 재료에 비해 야심이 너무 컸어요. 아니, '야심'이란 말은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군요. 그냥 취사선택을 제대로 못 한 거죠.

출연한 배우들에게 큰 도움이 될 영화는 아닙니다. 이 말은 첫 영화 주연을 맡은 정유미에게도 해당됩니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연기가 시시한 것은 배우 탓이 아닙니다. 적어도 정유미, 연우진, 손병호는 늘 이보다 더 나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배우죠. 다시 말해 이건 감독이 배우들에게 제대로 연기할 재료를 주지 못 했고 그들을 통제하지도 못 했다는 뜻입니다. (14/08/27)

★☆

기타등등
이 정유미 말고 다른 정유미도 비슷하게 폐쇄된 지하 공간을 무대로 한 호러 스릴러를 하나 찍었죠. [맨홀]이라고. 이것도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나왔을지 모르겠습니다.


감독: 박규택, 배우: 정유미, 연우진, 송재림, 정시연, 손병호, 이시원, 이재희, 도희, 우희, 유재명, 다른 제목: Tunnel 3D, The Tunnel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Tunnel_3D.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9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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