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 투 더 스타 Maps to the Stars (2014)

2014.12.25 23:07

DJUNA 조회 수:7253


크로넨버그의 [맵 투 더 스타]에서 우리는 할리우드에서는 절대로 아이를 키워서는 안 된다는 유익한 교훈을 얻게 됩니다. 정말 그런 목적으로 만든 공익 광고 영화라고 해도 전 믿겠어요.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자란 두 명의 배우와 주변 사람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이들은 모두 끔찍한 사람들입니다.

배우 1은 하바나 시그랜드입니다. 유명한 배우 엄마를 두었는데 그 배우 엄마는 70년대에 화재 사고로 불에 타 죽었어요. 하바나는 요새 토크쇼에 나와 어렸을 때 엄마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다니는데, 그게 사실인지는 아무도 모르죠. 사실이 분명한 건 요새 하바나가 여기저기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엄마의 귀신 때문에 무척 괴롭다는 것입니다.

배우 2는 벤지 와이스입니다. 한동안 약물로 사고를 쳤다가 근신 중인 유명 아역배우인데, 열세살밖에 안 된 녀석이 타블로이드 단골인 할리우드 악동들이 할 법한 짓만 골라서 합니다. 그래도 에이전트와 가족이 노력해서 자신의 히트작 속편에 출연 중인데 같이 출연하는 단역 꼬마가 재미있는 대사를 차지했다고 질투가 나서 죽겠지요.

이들 앞에 애거서 와이스라는 젊은 여자가 나타납니다. 얼굴과 몸에 화상 상처가 있는 이 여자는 캐리 피셔의 트위터 친구예요. 캐리 피셔는 막 조수를 해고한 하바나에게 애거서를 대타로 소개시켜주죠. 하바나는 벤지와 같은 에이전시 소속이고 벤지의 가족과는 또 어떻게 연결이 됩니다.

영화의 무대는 원래 막장인 곳이지만 애거서가 등장하면서 불길한 긴장감이 돕니다. 애거서가 등장하기 전 할리우드는 막장의 형태가 평면적으로 고정된 곳이죠. 그것 자체가 일상인 곳입니다. 하지만 애거서에겐 일상이란 의미가 없는 단어죠. 이 아가씨와 같이 있으면 정말 정도를 넘어서는 나쁜 일이 일어날 거 같고 그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습니다.

소재면에서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와 비교될만 한데, [맵 투 더 스타]는 아사야스 영화만큼의 재미나 깊이는 없습니다. 사건들은 극단적으로 과장되어 있고 캐릭터는 평면적이라 공감할 구석이 별로 없죠. 공격의 대상으로만 존재하는 사람들을 만들어 그들을 무참하게 파괴하는 재미 위주로 돌아가는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도 그 틈 사이에 비치는 인간적인 고통은 감독이나 각본가보다는 배우의 해석이었을 가능성이 커요. 아무래도 캐릭터와 몸을 맞대며 일하는 배우는 아무리 평면적인 사람을 연기한다고 해도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 줄리안 무어처럼 그런 입장의 캐릭터에 친숙한 배우라면 더욱 그렇고요. (14/12/25)

★★★

기타등등
폴 엘뤼아르의 [자유]가 [인터스텔라]에서 딜런 토머스 시 빈도로 나옵니다. 아니, 더 많이 나왔을 수도 있어요.


감독: David Cronenberg, 배우: Julianne Moore, Mia Wasikowska, John Cusack, Evan Bird, Olivia Williams, Robert Pattinson, Kiara Glasco, Sarah Gadon

IMDb http://www.imdb.com/title/tt2172584/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7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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