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닌자고 무비]는 좀 오만방자한 기획입니다. 개발단계에서 아무도 이 사실을 지적해주지 않은 게 신기해요. [레고 무비]는 완벽하게 이치에 맞습니다. 모두가 레고를 알고 다들 한 번씩 갖고 놀아봤으니까요. [레고 배트맨 무비] 영화도 말이 됩니다. 다들 레고를 알고 역시 그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배트맨을 아니까요. 하지만 [레고 닌자고 무비]라뇨. 여러분은 [닌자고]가 뭔지 아시나요? 저도 레고에 대해 관심이 꽤 많은 편이긴 하지만 [닌자고]나 [키마의 전설]엔 별 관심이 없고 둘이 그렇게 잘 구별이 되지도 않습니다. 레고 중에서는 그래도 히트한 상품이지만 그래도 팬들만 이 프랜차이즈에 대해 알죠. 그런데도 이 사람들은 [레고 무비]와 [레고 배트맨 무비]라도 되는 것처럼 [레고 닌자고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어리둥절.

이야기는 닌자고 오리지널 시리즈를 보지 않아도 못 따라갈 정도는 아닙니다. 화산에 사는 악당 가마돈은 닌자고 도시를 침공하지만 그럴 때마다 마스터 우로부터 훈련받은 닌자들이 거대 로봇을 조종해 그를 막습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닌자 멤버 중 한 명인 로이드는 가마돈의 아들이었다는군요. 원작 텔레비전 시리즈와는 설정이나 캐릭터가 많이 다르고, 처음 보는 관객들도 이해할 수 있게 각본을 짰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시리즈의 개성을 잃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뻔한 이야기가 되잖아요.

그렇다고 닌자고의 세계가 그렇게 매력이긴 한가. 저에겐 아닙니다. 중국과 일본 문화에서 이것저것을 가져와 오리엔탈리즘으로 버무린 이 세계는 재미없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뻔해요. 자신만의 개성도 없고 내용도 없습니다. 이를 채우기 위해 넣은 부자 이슈는 지겹고 레고 농담들은 [레고 무비]의 흐릿한 모방처럼 보입니다. 세 번째 영화가 벌써부터 이렇게 맥이 풀리면 곤란하잖아요. 레고 영화라고 늘 [레고 무비]의 모방일 필요는 없건만.

그나마 좋았던 건 도시를 파괴하는 괴물인 야옹스라였습니다. 레고의 크기를 생각해보면 야옹스라는 사실 그냥 평범한 고양이죠. 아주 레고스럽고 매력적인 아이디어인데, 영화는 야옹스라를 그렇게 많이 보여주지 않습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 뭐가 진짜로 재미있는지 몰랐던 거죠. 저런... (17/10/06)

★★

기타등등
이것도 성룡영화라고 영화 끝에 NG 컷이 나옵니다.


IMDb http://www.imdb.com/title/tt3014284/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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