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스톱 Non-Stop (2014)

2014.02.28 14:16

DJUNA 조회 수:9653


[논스톱]은 "이런 게 가능해?"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설정으로 출발합니다. 대서양 한가운데를 날아가고 있는 런던행 여객기에 탄 미 항공수사관 빌 막스의 휴대전화로 정체불명의 협박범이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는데, 당장 1억 5천만 달러를 입금하지 않으면 20분마다 한 명씩 승객들을 죽이겠다는 내용이죠. 그리고 정말 20분 뒤에 첫 희생자가 납니다.

이 정도만 이야기해도 '밀실'이 들어가 있는 모든 미스터리가 총동원되는 영화임을 알 수 있습니다. 범인은 150여명의 다른 승객들과 함께 여객기 안에 있습니다. 희생자들 중 한 명은 말 그대로 안에서 자물쇠를 잠근 '밀실' 안에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살인 예고를 한 뒤 정확히 20분마다 사람들을 죽이겠답니다.

다시 묻지만 "이게 가능한가요?" 이 영화의 범인은 정말 영화 중반까지 20분마다 한 명씩 사람들을 죽입니다. 하지만 꼼꼼하게 살펴 보면 정말 온갖 우연들이 따라주어야 겨우 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범인이 이 모든 상황에 백업 플랜을 만들어주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게 억지라는 건 여러분도 아실 겁니다. 게다가 사건 하나는 알리바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도 아니어서요. 수사를 중간에 관 둔 상황이라 찾으면 뭔가 더 나올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에서 '불가능 범죄'는 관객들과의 지능대결이 목적이 아닙니다. 빌 막스라는 주인공을 위기에 몰아넣는 도구 역할이 먼저죠.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여객기에 타고 있을 수도 있고 타고 있지 않을 수도 있는 정체불명의 범인보다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알코올 중독자인 막스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의심을 받는 남자 주인공을 내세우는 히치콕 영화의 전통을 따릅니다. 자기 자신이 경찰이면서도 경찰의 의심을 받는 역할이니 조금 더 까다롭다고 할 수 있죠. 9/11 이후 비행기 안을 무대로 삼고, 다양한 승객들을 혐의 대상으로 놓으면서 동시에 이들의 연대를 호소하는 스토리는 그의 조금 특별한 영화인 [라이프 보트]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이 안에서 영화가 무언가 특별하고 의미있는 것을 꺼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걸 꺼내기엔 상황이 너무 비현실적이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영화는 썩 재미있는 난장판입니다. 이야기가 말도 안 되는 방향으로 돌진하는 동안에도 속도는 떨어지지 않고 서스펜스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계속 고조되어 가죠.

[논스톱]은 [테이큰] 이후 꾸준히 나온 리암 니슨 표 영화입니다. 이 양반이 막판에 이렇게 B급 액션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뛰어다닐 거라고는 10년 전만해도 상상도 못 했죠. 이렇게 갑자기 굳어진 그의 캐릭터가 이 영화에 플러스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호오도엔 분명 영향을 끼쳤겠죠.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14/02/28)

★★☆

기타등등
국내 자막판에서는 텍스트 메시지를 모두 번역해서 그래픽으로 처리했는데 ([셜록] 더빙판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옳은 방법 같지는 않습니다. 자막판이란 원칙상 관객들에게 두 가지 언어 모두를 제공해주어야 하지요. 이렇게 하면 한국어를 모르는 영어 사용자들은 중요한 텍스트 메시지를 놓쳐버리게 됩니다.


감독: Jaume Collet-Serra, 출연: Liam Neeson, Julianne Moore, Scoot McNairy, Michelle Dockery, Nate Parker, Corey Stoll, Lupita Nyong'o, Omar Metwally, Jason Butler Harner, Linus Roache

IMDb http://www.imdb.com/title/tt2024469/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8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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