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로즈 Wild Rose (2018)

2019.10.29 22:02

DJUNA 조회 수:4004


[와일드 로즈]의 이야기는 익숙하기 짝이 없습니다. 형무소에서 나온 주인공이 컨트리 가수의 꿈을 이루려 노력한다는 내용이에요. 다행히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집의 고용주가 요정대모처럼 인맥을 연결해주고, 기회도 제공해줍니다. 좋은 변호사를 만나 전자 발찌도 일찍 풀었고요. 근데 이러면 불안하잖아요. 제가 작가라도 주인공의 일이 이렇게 평탄하게 풀리게 내버려 두지 않을 테니까요. 목표에 도달하려면 시련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그 시련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는 과정이죠.

단지 이 영화는 좀 엉뚱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건 이 컨트리 가수를 꿈꾸는 주인공 로즈-린이 글래스고에 사는 스코클랜드 사람이라는 것이죠. 브리튼 섬에 사는 사람들이 가진 미국 선망의 끝을 보여주는 상황이랄까요. 컨트리 가수의 성공담을 들려주는 영화이긴 한데 영화를 보다보면 계속 아귀가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이야기는 미국에서 벌어져야 하니까요.

다행히도 영화는 그 어긋나는 상황에서 활력을 얻습니다. 그 흔한 컨트리 가수의 성공기들로부터 [와일드 로즈]라는 영화가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죠. 내쉬빌로 가서 컨트리 스타의 꿈을 이루려는 주인공의 계획은 수많은 갈등 속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의 토양과 타협을 이루는 쪽으로 흘러갑니다. 그 결과가 이 영화의 주제곡인 [글래스고]인 거죠. 제목이 [글래스고]인 컨트리 노래예요.

엉뚱한 나라에서 벌어지긴 하지만 비교적 평탄한 이야기를 극복하는 건 주연배우 제시 버클리입니다. 버클리가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던 영화예요. 지루하게 들리지만 연기도 잘하고 존재감도 엄청나고 무엇보다 노래를 잘합니다. 각본상으로 보면 엉뚱한 존재지만 버클리의 몸을 입은 로즈-린을 보다보면 그냥 이 모든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19/10/29)

★★★

기타등등
제시 버클리가 영어사용자로 나오는 걸 이 영화에서 처음 보았어요. 제가 본 이전 두 작품에서 이 사람은 러시아인이었다고요.


감독: Tom Harper, 배우: Jessie Buckley, Sophie Okonedo, Julie Walters, James Harkness, Adam Mitchell, Daisy Littlefield

IMDb https://www.imdb.com/title/tt5117428/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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