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2 22:49
[트롤]과 [트롤: 월드 투어]를 연달아 보았습니다. [트롤]을 전날 VOD로 보고 그 다음 날에 극장에서 [트롤: 월드 투어]를
보았는데, 이상하게도 VOD에는 자막판이 없더군요. 더빙판은 만족스러웠지만 그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트롤]의 이야기는 행복해지기 위해 트롤을 잡아먹는 버겐 족으로부터 트롤들이 탈출하는 이야기였지요.
여기에 버겐 족의 왕 드리스콜을 짝사랑하는 요리사 브리짓의 신데렐라 이여기가 들어갔고요. 명쾌하고 단순한 이야기였습니다.
[트롤: 월드 투어]에서는 스케일이 확 커졌습니다. 단순한 동화 이야기를 하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트롤들이 사는 세계를 확 넓힌 것이죠. 우리가 아는 트롤들은 팝 트롤이라는 일족에 불과했어요.
그 이외에 테크노, 펑크, 클래식, 컨트리, 하드 락 트롤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만 하드 락 트롤의
여왕 바브가 이들 나라 각각 하나씩 갖고있는 스트링을 탈취해 하드 락 제국을 세우겠다는
야심을 품습니다. 1편의 주인공인 파피와 브랜치는 바브의 음모를 막기 위해 싸워야 하고요.
이 세계는 요새 미국 팝 뮤직의 소비자들 관점에서 재구성한 대중음악계의 모습을 반영하지요.
팝은 우주에 있고 테크노, 록, 펑크, 컨트리 같은 음악이 주변에 있고, 아, 클래식은 원래
있는 것이고. 그보다 더 주변엔 재즈, 케이팝, 레게, 요들 같은 음악이 있는 것 같고요...
결코 공정하다고 할 수 없는 지도지만 전세계 사람 모두에게 공정한 음악 지도를
그리고 트롤들을 거기 모두 배치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개인적으로 전 속편이 본편보다 더 재미있었습니다. 속편을 더 좋은 환경에서
집중하며 보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요. 하지만 비교적 인위적으로 보이는 설정 안에서
스토리는 의외로 재미있게 흘러갔습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트롤 나라들의
다채로움도 인상적이었고요. 이들은 그냥 분리되어 있는 게 아니라 미국 대중음악의
흐름 안에 비교적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약간의 자성도 들어가 있습니다.
이들을 90분 안에 모두 담아야 했기 때문에 좀 겉핥기처럼
흘러가긴 했지만 그 과정의 교훈은 여전히 유익합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취향을
모두 이해하거나 좋아할 필요는 없고, 같은 이유로 우리가 모두의 사랑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그 다양성 때문에 세상은 더 좋아진다는 것요. 이는 주인공 파피의
성장과도 연결됩니다. 자신이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고 그 상태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머릿속이 꽃밭인 여자아이가 조금 더 어른이 되는 것입니다. 그건
자기 취향 밖의 모든 것들을 혐오하는 바브 여왕에게도 마찬가지지요.
전편이 그랬듯 선량하고 냉소와 악의가 없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귀여운 영화입니다.
(20/05/02)
★★★
기타등등
스무스 재즈에 대한 영화의 묘사는 90년대에 케니 지와 일당들을 겪은 사람들의
상흔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감독: Walt Dohrn,
배우:
Anna Kendrick,
Justin Timberlake,
Rachel Bloom,
James Corden,
Ron Funches,
Kelly Clarkson,
Anderson Paak,
Sam Rockwell,
George Clinton,
Mary J. Blige
IMDb https://www.imdb.com/title/tt6587640/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9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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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의 여왕 바브가 이들 나라 각각 하나씩 같고 있는"--->갖고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