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 (2012)

2013.07.05 15:53

DJUNA 조회 수:14040


명문사립교 1등 학생인 유진이 학교 근처 산에서 살해된 시체로 발견됩니다. 시체 주변에서는 살인 현장을 찍은 동영상이 담긴 휴대폰이 발견되고 휴대폰 주인인 같은 학교 준이 용의선상에 오릅니다. 경찰서에 갔다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준은 무언가 엄청난 일을 준비하는데, 그러는 동안 준과 유진, 그리고 학교의 다른 아이들에게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가 회상을 통해 드러납니다.

신수원의 [명왕성]은 작정하고 만든 멜로드라마입니다. 무대인 고등학교, 학생, 교사, 학부모들은 모두 극단적이기 짝이 없는 존재들입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살인사건이 일어났으니 그 안에서 벌어진 일들이 얼마나 끔찍할 것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고요. 한마디로 막장 드라마인 겁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확실히 정도를 넘었습니다. 중반 이후로 가면 '저 아이들은 저런 일을 저질러 놓고 어떻게 뒷처리를 할 생각일까?'라는 생각도 들지요. 암만 봐도 저지르는 일들의 잔혹함은 그들의 동기나 목표를 훌쩍 넘어서요. 하지만 막장 드라마라는 것은 욕이 아닙니다. 영화가 그리는 상황 속에서 아이들이 선을 넘는 건 오히려 당연한 것처럼 보이니까요.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 극단적인 멜로드라마가 그렇게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겁니다. 이게 이 나라의 비극이라면 비극이겠죠. 영화는 관습적인 멜로드라마를 택했지만 그 멜로드라마가 그리는 이야기의 강도가 뉴스에서 흔히 접하는 이야기의 강도와 특별히 다를 것도 없고, 미치광이 살인마 수준으로 그려지는 학생들의 모습도 '저런 애들도 있겠지' 정도의 이해를 받는 것입니다.

[명왕성]은 그래도 보기는 편한 영화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멜로드라마의 정석을 걷죠. 일단 시작을 이렇게 했으니 '현실적'이 되기 위해 굳이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릴러로서의 재미가 있고, 막판에 가면 이런 부류의 사실적인 영화들과는 달리 상당한 수준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합니다. 전 이 결말이 그렇게 비현실적이라는 생각도 안 했습니다. 아직 누군가가 저러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한 거죠. 비현실적인 건 현실입니다. (13/07/05)

★★★☆

기타등등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인공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과계열 고등학생들의 묘사가 그렇게 정확한 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네, 전 그 니트로글리세린으로 만들었다는 포카리 스웨트 폭탄도 신경 쓰였습니다.

감독: 신수원, 배우: 이다윗, 성준, 김꽃비, 김권, 조성하, 선주아, 남태부, 류경수, 다른 제목: Pluto

IMDb http://www.imdb.com/title/tt2741624/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5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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