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치0 3D (2012)

2013.07.05 16:35

DJUNA 조회 수:9563


[타이치0 3D]는 예고편이 꽤 인기였던 영화죠.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었어요. "우린 이 영화에서 흔해빠진 쿵후 영화의 클리셰를 총동원할 거야. 하지만 끝내주는 액션, 코미디, SF, 예쁜 여자배우들이 총동원되는 클리셰 모음이라고! 재미있어!"

클리셰 모음인 건 사실입니다. [타이치0 3D]의 이야기는 정말 흔해빠졌어요. 우선 초인적인 힘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해요. 하지만 그 능력을 발휘하면 할수록 생명이 조금씩 단축되지요. 병을 고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진가구라는 마을을 찾아가 진가권이라는 무술을 배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마을 사람들은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네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무술 고수이고 그 마을 사람이 아니면 무술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주인공이 벌이는 이야기는 뻔한 것이고요. 뻔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단 하나. 영화가 클리프행어로 끝난다는 것이죠. 이어지는 속편이 하나 남았습니다.

영화가 이 클리셰를 극복하기 위해 동원한 해결책은 화법을 바꾸는 것입니다. 나름 포스트모던해졌어요. 배우 이름과 경력은 주인공 소개와 함께 자막으로 처리되고, 주인공의 어린 시절 장면은 무성영화 스타일로 그려지고, 애니메이션, 게임, 연예 프로그램의 테크닉이 총동원되지요. 영화는 심지어 중반으로 넘어가면 스팀펑크 SF이기도 합니다.

단지 이 해법은 수명이 짧습니다. 오프닝까지는 킬킬거리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면 앞으로 닥칠 농담들이 무엇인지 훤히 보여요. 장식을 벗겨내면 여전히 뻔한 쿵후 액션 이야기이고요. 홍금보옹이 무술감독으로 참여하고 여러 무술대회 수상자들이 참여한 액션 장면들은 다 괜찮은데, 내용과 스타일 때문에 특수효과가 지나치게 많이 동원되었어요. 고수들과 안젤라베이비의 무술에 특별한 차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래도 처음 몇십 분 정도는 키들거리며 즐겁게 볼 수 있고, 그 뒤에도 속도는 심하게 떨어지지 않고, 안젤라베이비는 예쁘고... 그렇습니다. 단지 코미디의 밑천이 벌써 다 떨어져버린 상황에서 속편이 어떻게 이야기를 마무리지을 건지는 저도 모르겠군요. (13/07/05)

★★☆

기타등등
제가 처음으로 보는 중국어권 3D 영화입니다...라고 썼는데, 생각해보니 전에 부천에서 방씨형제의 3D 호러 영화를 본 적이 있군요. 하여간 3D 효과는 좋은 편이었어요.

감독: Stephen Fung, 배우: Hark-On Fung, Stephen Fung, Yuan Xiaochao, Qi Shu, Wai-keung Lau, Siu-Lung Leung, Angelababy, Eddie Peng, Tony Leung Ka Fai, Mandy Lieu

IMDb http://www.imdb.com/title/tt198108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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