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2016)

2016.10.10 11:46

DJUNA 조회 수:11232


살인청부업자 형욱은 대중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진 뒤 기억상실증에 걸립니다. 자살하기 전에 같은 목욕탕에 들른 무명배우 재성은 형욱의 목욕탕 키를 바꿔치기하고 달아나지요. 자신이 재성이라고 생각한 형욱은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재성은 형욱의 타겟과 사랑에 빠집니다.

원작이 있습니다. 일본영화예요. 우치다 켄지의 [열쇠 도둑의 방법]이라고요. 원래는 원작의 영어 제목인 [키 오브 라이프]를 가제로 걸고 만들었다가 막판에 [럭키]라고 제목을 바꾸었죠. 사전 정보 없이 봐도 다른 나라 영화의 리메이크라는 티가 나는 작품입니다. 영화가 소재로 삼은 아이덴티티 교환만 봐도 우리나라에선 훨씬 까다롭잖아요. 대한민국은 사진과 지문이 찍힌 신분증을 갖고 다녀야 하는 경찰국가니까요. 모두에게 무난하게 풀리는 영화의 스토리도 한국영화보다는 일본영화스럽습니다. 원작은 안 보았지만 아주 많이 이야기를 바꾼 것 같지는 않아요.

설정만 보면 형욱과 재성의 비중이 반반이어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지만 형욱이 단독 주인공에 가깝죠. 재성은 별다른 매력이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형욱은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도 재주가 많고 유능하며 독특한 캐릭터의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형욱과 재성의 모험담 모두 따지고 보면 형욱의 것이죠. 재성은 형욱에게 보태준 게 별로 없지만 재성의 이야기는 형욱이 없으면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는 영화라서 초반엔 그 속도감에 '와!'했습니다. 하지만 중간부터는 좀 늘어지더군요. 후반의 액션 같은 건 기능을 생각하면 너무 길고 별 재미도 없습니다. 설정에서 이야기의 재미를 조금 더 화끈하게 뽑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적당한 선에서 그만 둔 티가 많이 납니다. 아쉬워요.

배우들에 대해 이야기할 것 같으면, 유해진은 뽕을 단단히 뽑고 있습니다. 극도로 인위적인 역할이지만 배우에게 그럴싸하게 어울리는 역이기도 하죠. 코미디를 하건, 액션을 하건, 둘 다를 하건 그 촌스러움이 살짝 섞인 무뚝뚝한 연기가 참 잘 맞아요. (16/10/10)

★★☆

기타등등
유해진의 코기 겨울이가 카메오로 나옵니다. 배역명은 수아레스.


감독: 이계벽, 배우: 유해진, 이준, 조윤희, 임지연, 전혜빈, 이동휘, 차엽, 다른 제목: Luck-Key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Luck_p_Key.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0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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