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0 (2011)

2011.11.16 13:48

DJUNA 조회 수:14171


[50/50]는 각본가 윌 라이저의 실제 경험에 바탕을 둔 영화입니다. 주인공 애덤처럼 라이저도 20대에 암에 걸렸었고 그 때문에 한동안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냈다죠. 나중에 그의 친구인 세스 로겐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써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그 결과 만들어진 게 이 영화인 겁니다. 영화에서 세스 로겐이 연기하는 애덤의 친구 카일은 실제로 세스 로겐 자신을 모델로 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영화는 코미디입니다. 어떻게 암환자에 대한 코미디를 쓸 수 있느냐고 물으실 분이 계시겠죠. 하지만 윌 라이저에게 코미디는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도구입니다. 자서전적 경험에 바탕을 둔 암환자의 투병기는 불필요한 자기 연민에 빠질 수 있는데, 코미디는 여기에 좋은 해독제가 되어주고요. 이야기의 차별성이 생기니까 관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요.


영화는 라디오 방송국에 일하는 애덤이 척추종양진단을 받은 뒤 몇 달 동안 겪는 이야기를 따라갑니다. 그는 그 동안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개를 키우기 시작하고, 암환자라는 위치를 이용해 여자들을 꼬셔보자는 친구 카일의 말에 넘어가기도 하고, 항암치료를 받고, 머리를 밀고, 동료 환자들과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 대부분은 소재 자체만 따진다면 평범합니다. 암환자가 할 수 있는 일들은 한계가 있으니까요. 단지 여기에 코미디가 살짝 들어가면서 느낌이 달라집니다. 단순히 소재와 장르의 대비 때문이 아니에요. 애덤과 카일, 그리고 작가인 윌 라이저가 그 상황 속에서 유머를 찾으려는 과정 자체가 여기에 또다른 투쟁의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거죠. 그리고 코미디는 애덤이 빠진 상황에 예상 외로 잘 어울립니다. 제목에도 나와 있지만, 그가 걸린 병의 생존률은 50/50이에요. 이 정도면 절망하기도 그렇고 희망을 가지기도 좀 그렇습니다. 오묘해요.


영화의 균형은 잘 잡혀 있습니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중간에 갑자기 비극적인 파국을 끌어들인 시트콤을 보는 기분이 가끔 들긴 해요. 하지만 영화는 코미디를 무리하게 밀어붙이지도 않고 자기 연민을 과장하지도 않습니다. 완벽하게 사실적이지는 않지만, 영화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믿을만한 진실이 들어 있습니다. 그것이 작정하고 긍정적이 되려 발악하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더 믿음이 가고요.


캐스팅은 친숙합니다. 조셉 고든-레빗과 세스 로겐은 모두 이전에 그들이 한 번 이상 연기했던 타이프의 인물들을 연기하죠. 로겐의 경우는 그냥 자기 자신을 연기했던 것일 수도 있고. 새롭지는 않지만 이 안정적이고 익숙한 느낌 때문에 애덤이 겪는 이야기들이 더 절실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11/11/16)


★★★☆


기타등등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그렇게 못 되게 보이나요. 연달아 본 영화들에서 역할들이 다... 아, 연기는 잘 합니다.

 

감독: Jonathan Levine, 출연: Joseph Gordon-Levitt, Seth Rogen, Anna Kendrick, Bryce Dallas Howard, Anjelica Huston, Serge Houde, Andrew Airlie, Matt Frewer, Philip Baker Hall, Donna Yamamoto


IMDb http://www.imdb.com/title/tt130698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8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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