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아워 The Darkest Hour (2011)

2011.12.28 22:54

DJUNA 조회 수:10054


얼마 전에 LA를 외계인들이 공습하는 영화들이 두 편 나왔지 않습니까? [다크 아워]도 딱 그런 스타일의 외계인 공습 영화입니다. 단지 무대가 다릅니다. LA를 벗어나 모스크바로 갔지요. 크레딧을 보니 [원티드]와 [나이트 워치]의 감독인 티무르 베크맘베토브의 이름이 보입니다. 그의 역할이 궁금하군요.


무대는 모스크바이지만 주인공은 여전히 미국인 젊은이들입니다. 남자 둘은 사업차, 여자 둘은 관광하기 위해 러시아로 왔지요. 넷은 클럽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아뿔싸, 하늘에 오로라가 뜨더니 정체를 알 수 없는 발광체들이 내려와 사람들을 잡아먹습니다. 지하실로 달아나 숨은 주인공들은 주변이 잠잠해지자 기어나와 미국 대사관을 찾아 떠납니다.


앞에서 언급한 [스카이라인]이나 [월드 인베이젼]과는 달리, 이 영화의 외계인들은 정체가 미스터리입니다. 존재 방식 자체가 일반적인 외계인들과 다르죠. 그 때문에 외계인의 정체를 밝히고 그에 대처하기 위해 머리를 쓰는 과정이 나옵니다. 에릭 프랭크 러셀의 [Sinister Barrier] 생각이 납니다. 패러데이 케이지 안에 숨어 살면서 외계인에 대항하기 위한 무기를 만드는 괴짜 과학자 세르게이가 등장할 때는 특히 그렇습니다.


50년대에 이런 소재를 다룬 영화가 나왔다면 재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사정이 좀 다릅니다. 당시보다는 섬세한 접근법이 필요하지요. 그리고 [다크 아워]에서 과학을 다루는 방식은 오히려 50년대보다 안 좋아요. 척 봐도 이 영화의 외계인들은 엄청난 천재가 아닌 몇몇 지구인들이 약간의 장난감으로 처치할 수 있게 디자인된 종자들이니까요. 정체가 밝혀진 뒤로는 심심하기 짝이 없고,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온 동기가 멍청한 건 마찬가지.


이야기 역시 심심한 편입니다. [베니싱]을 떠올리는 초반부는 그럭저럭 호러 분위기와 궁금증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액션이 시작되면 영화는 [월드 인베이젼]과 다를 게 없어요. 그래도 미국인들과 러시아인들이 사이좋게 손을 잡고 외계인들을 때려잡는 걸 보면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11/12/28)


★★


기타등등

1. 시사회는 2D였습니다. 3D 효과가 어떨지는 별로 안 궁금하군요.


2. 전 중간에 주인공들이 만나는 러시아 소녀 비카 역을 맡은 배우 베로니카 오제로바가 예쁘더라고요. 

 

감독: Chris Gorak, 출연: Emile Hirsch, Olivia Thirlby, Max Minghella, Rachael Taylor, Joel Kinnaman, Veronika Ozerova, Dato Bakhtadze, Yuriy Kutsenko, Nikolay Efremov


IMDb http://www.imdb.com/title/tt1093357/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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