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 리스트 Kill List (2011)

2011.07.20 23:32

DJUNA 조회 수:7351


제이와 셸의 결혼생활은 위기를 맞았습니다. 제가 보기에 대부분 제이 탓입니다. 아내가 전업주부이고 그들이 보살펴야 할 아들도 하나 있다면 남편이 일을 해야죠. 8개월 동안 집에서 빈둥거리는 건 직무유기입니다.


제이와 셸의 가정 문제를 한참 동안 꼼꼼하게 그리던 영화는 제이의 동업자 겸 친구인 갤이 여자친구 피오나를 데리고 저녁식사에 오면서 방향전환을 합니다. 일단 이전까지도 아슬아슬했던 제이가 손님들 앞에서 폭발하고 말아요. 그리고 관객들은 왜 제이가 8개월 동안 놀고 있었는지 알게 됩니다. 제이와 갤은 전문 살인청부업자 콤비로, 8개월 전 키예프에서 맡은 임무를 심각하게 망쳐놨죠.


그들은 다시 본업에 나섭니다. 표적 명단을 받고 한 명씩 사람들을 제거하죠. 그들 중엔 가톨릭 신부도 있고 절대로 합법적일 수 없는 영상물의 유통을 책임지고 있는 사서도 있습니다. 이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걸까요? 제이와 갤은 모릅니다. 그들은 그냥 임무를 수행합니다. 가끔은 자기 일의 의미에 회의하기도 하고 가끔은 괜한 정의감에 차서 여분의 사람들을 죽이기도 하면서요.


여기서부터 줄거리 요약을 멈추어야겠습니다. 아니, 벌써 늦었어요. 벤 위틀리의 [킬 리스트]는 아무런 정보 없이 봐야 최대한으로 효과가 나는 영화입니다. 뭔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봐야죠. 네, 이 영화에는 국면전환이 있어요. '아무개가 귀신이다'식 반전은 아니고 그냥 갑자기 장르가 바뀌는 겁니다. 후반부에 갑자기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자 주변 관객들도 다들 어이없어하더라고요. 하지만 항의도 못합니다. 영화가 그 동안 깔아놓은 복선이 아주 노골적이거든요.


효과가 있나요? 네, 있는 것 같습니다. 국면전환이 생뚱맞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내용과 동떨어져 있는 건 아니에요. 적어도 영화의 컴컴한 결말은 제이가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 한가운데에서 톱니바퀴로 살아가는 남자들의 악몽을 근사하게 반영하고 있지요. (11/07/20)


★★★


기타등등

영화를 위해 동물들을 해치지 않았다는 자막이 나오는데, 그럼 갤이 배를 가르고 가죽을 벗기는 토끼들은 뭐랍니까. 물론 시장에서 사왔겠죠. 그렇겠죠.

 

감독: Ben Wheatley, 출연: Neil Maskell, MyAnna Buring, Harry Simpson, Michael Smiley, Emma Fryer, Struan Rodger


IMDb http://www.imdb.com/title/tt1788391/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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