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노말 액티비티: 도쿄 나이트]는 일본에서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판권을 수입해 만든 속편입니다. 원제가 [Paranormal Activity 2: Tokyo Night]라 족보가 좀 헛갈리긴 하는데, 어차피 [파라노말 액티비티 2]는 후반 몇 분을 제외하면 프리퀄이니까 큰 문제는 없을 거라 봅니다. 단지 오리지널 3부작을 만든 사람들이 [도쿄 나이트]의 설정을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3+1부작으로 시리즈를 끝낼 계획이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영화는 미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하루카가 교통사고를 당해 휠체어에 실려 돌아오면서 시작됩니다. 이 시리즈에 속한 영화들이 다 그런 것처럼 이 집에도 비디오 카메라에 환장한 인물이 하나 있는데, 그는 하루카의 동생 코이치입니다. 하루카 주변에 휠체어가 저절로 움직이는 것 같은 이상한 일이 일어나자, 그는 누나의 방에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하고, 1편에서 있었던 것과 거의 같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도쿄 나이트]가 오리지널 3부작과 다른 점이 있다면 초자연현상의 묘사에 일본 문화가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겠죠. 일본식 주택의 좁은 공간처럼 물리적인 환경의 차이도 있지만, 초자연현상이 일어나는 방식이나 대응방법도 일본식입니다. 예를 들어 코이치는 하루카의 방에 귀신이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작은 소금산을 만드는데, 과연 서양 귀신이 그런 것에 신경이나 쓰려나 모르겠습니다. 집에 들어온 귀신을 쫓기 위해 굿을 하는 장면도 있는데... 음, 일단 귀신이 일본어를 알아야 이것도 가능하지 않으려나요. 하여간 영화를 보다보면 일본식 미신과 유태/기독교 문화의 악령 이야기가 정리가 제대로 안 된 채 공존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재미있긴 합니다. 모두 의도는 아니겠지만.


위에서도 말했지만 영화의 공포효과는 대부분 1편의 반복입니다. 일본으로 무대로 옮겼지만 여전히 1편의 반복이죠. 어떻게 보면 시리즈 속편/프리퀄 중 가장 원작에 충실한 영화일 겁니다. 그러니 오히려 독창성은 떨어지죠. 아무리 일본맛을 넣었다고 해도요.


더 이상 속는 사람도 없겠지만, 모큐멘터리로서는 그냥 그렇습니다. 우선 캐스팅부터가 그래요. 오리지널 3부작의 배우들은 모두 일반인 같잖습니까. 하지만 [도쿄 나이트]의 두 배우들은 척 봐도 그냥 연예인들 같아요. 여자배우인 아오야마 노리코는 언제나 완벽한 메이크업을 유지하고 있고요. 사건에 대처하는 남매의 대응은 너무나 소극적이라 화가 나고, 뒤에 넣은 에필로그는 지나치게 장황해서 어색합니다. 물론 가장 어색한 부분은 오리지널 영화와 일본 영화가 만나는 바로 그 지점이겠지만요.


개인적인 감상을 말하라면, [도쿄 나이트]는 [파라노말 액티비티 2]보다는 재미있습니다. 적어도 이 영화에는 문화 충돌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굳이 만들 필요가 있는 영화냐고 물으신다면... 아뇨. 전 아직도 이 시리즈가 캐릭터와 스토리를 따라가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형식만 유지하는 것으로도 충분한데 말이죠. (11/11/24)


★★


기타등등

오리지널 시리즈와 [도쿄 나이트]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 식사 장면이 엄청나게 많아요.원래 동아시아 영화가 서양영화에 비해 식사 장면이 많긴 합니다만.

 

감독: Toshikazu Nagae, 출연: Aoi Nakamura, Noriko Aoy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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