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스 별장의 공포 Atrocious (2011)

2011.07.22 12:12

DJUNA 조회 수:8767


2010년 4월, 시체스의 별장에 머물던 삼남매가 무참하게 살해된 시체로 발견됩니다. 경찰은 남매가 찍은 37시간 분량의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했고 이를 멋들어지게 편집한 것이 바로 이 영화 [시체스 별장의 공포]가 되겠습니다. 네, 안다니까요. [블레어 윗치] 아류. 그리고 이제 슬슬 [블레어 윗치] 아류라는 이야기는 그만두죠. 이제 이건 하나의 장르가 아닙니까.


무대가 되는 별장은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 아닙니다. 외딴 곳인데다가 옆에는 무시무시한 미로 정원이 있어요. 거기서 여자아이의 유령이 돌아다닌다는 소문도 돌고. 하지만 크리스찬과 줄리 남매 특히 크리스찬은 유령 이야기와 도시 전설 팬이죠. 남매가 카메라를 들고 별장과 미로를 탐사하는 건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막내동생의 개가 미로에서 사라진 뒤로는 당연하고요.


당연한 일이지만 영화의 액션 상당부분은 미로에서 벌어집니다. 그리고 저는 지독한 길치라서 길을 잃는 것에 대한 공포증이 상당해요. 영화의 많은 부분이 저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지요. 실제로 전 미로가 나오는 상당 부분이 꽤 무서웠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저는 영화에 충분히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기엔 화면이 너무 심하게 흔들렸어요. 몸 상태가 나쁘면 걸으면서도 멀미를 하는 저 같은 관객에게 이건 그냥 물리적 고문인 거죠. [클로버필드]나 [트롤 사냥꾼] 같은 영화들도 어지러웠지만 이 영화는 유달리 심하더군요. 카메라의 흔들림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기술이 나와 이런 식의 모큐멘터리 장르에 반영되기 전까지 전 계속 이런 멀미에 시달려야 하는 걸까요.


그리고 전 왜 크리스찬이 그렇게 죽어라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지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많은 장면에서 그는 순전히 스토리 전개의 편의성을 위해 카메라를 들고 다녀요. 카메라의 존재가 온전히 정당화되지 않기 때문에 모큐멘터리로서 영화는 종종 헐거워보입니다. 특히 가족을 치료하거나 구하기 위해 두 손을 사용해야 할 때는요.


영화의 결말. 이치는 맞습니다. 하지만 설명이 지나치게 자세해서 조금 억지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진상이 밝혀진 뒤로는 공포도 떨어졌고요. 그리고 전 이 영화의 방향이 옳은 것인지 확신이 안 섭니다. 사람의 마음이 미로인 건 맞아요. 하지만 영화의 무대는 상징적인 것 이상의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던가요. (11/07/22)


★★☆


기타등등

우리도 슬슬 부천을 무대로 한 판타지나 호러 영화를 낼 때가 되었는데 말입니다.

 

감독: Fernando Barreda Luna, 출연: Cristian Valencia, Chus Pereiro, Jose Masegosa, Rafael Amaya


IMDb http://www.imdb.com/title/tt1734067/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9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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