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인 Skyline (2010)

2010.11.16 23:28

DJUNA 조회 수:14502


예고편만 보면 [스카이라인]은 엄청난 제작비를 투여한 블록버스터처럼 보입니다. 배우들 얼굴이 좀 낯설긴 하지만, 우주선이 나오고 외계인이 나오고 LA가 파괴되는데 왜 블록버스터가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은 CG 시대니까요. 네, CG에도 돈이 든다는 거 압니다. 그것도 엄청. 하지만 옛날엔 엄청난 돈과 노력을 투자해서 얻을 수 있었던 장면들을 노트북 컴퓨터로 구현해낼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죠. 스피릭 형제의 [언데드], 가렛 에드워즈의 [괴물들]과 같은 영화들이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스카이라인]도 그런 부류의 영화입니다. 사실 제작비나 환경을 비교하면 가내 수공업으로 만들어진 것이나 다름없는 위의 영화들과 직접 비교를 할 수는 없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스트로스 형제의 위치는 중소기업 정도 되니까요. 하지만 [스카이라인]이 비교적 저예산으로 만든 인디 영화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외계인이 LA를 때려부수는 이야기를 저예산 인디 영화로 만들었을까요? 그들은 예산에 맞게 스토리를 짰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LA의 아파트에서 파티를 벌이던 사람들로,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하늘에서 외계인들이 우주선을 타고 내려와 사람들의 뇌를 빨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들은 탈출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영화가 거의 끝날 무렵까지 아파트 안에 갇힙니다. 아시겠어요? 몇몇 액션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이 영화의 내용 대부분은 몇몇 사람들이 아파트에서 대화를 나누고 싸우는 장면들로 채워집니다. 외계인의 LA 파괴는 대부분 창문 밖에서 벌어지죠. 이 정도면 저예산으로 충분히 해치울 수 있습니다. 물리적 특수효과나 특수 분장이 거의 들지 않으니까요.


이런 식으로 우회로를 개척하는 방식은 가렛 에드워즈의 [괴물들]을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스카이라인]은 [괴물들]보다 덜 신기합니다. [괴물들]은 워낙 제약이 크다보니 그를 돌파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 된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스카이라인]은 환경이나 제약이 어정쩡합니다. 독특한 방법으로 만든 극저예산 영화도 아니고 엄청난 돈을 투여한 대자본 영화도 아니고. 


결정적으로 각본이 재미가 없습니다. 이런 영화는 결국 실내극이고, 특수효과가 많이 나오는 SF라는 점만 다를 뿐, 베리만이나 우디 앨런의 영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배우와 캐릭터, 드라마, 주제가 중요하죠. 하지만 스트로스 형제는 그런 거 모릅니다. 그들은 이런 것에 관심이 없어요. 오로지 외계 침략 구경거리를 인디 영화에서 달성한다는 목표 하나에만 집중하고 있지요. 하지만 요새 관객들이 외계 우주선 특수효과가 나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흥분할만큼 순진한가요? 아니잖아요. 뭔가 다른 게 있어야죠. 제대로 된 드라마나 액션에 결합되어야 한단 말입니다. 


아무리 봐도 [스카이라인]은 온전한 영화가 아닙니다. 특수효과 회사의 견본품이죠. 사업상 이런 것도 필요하긴 하죠. 하지만 굳이 관객들이 봐야 할 이유는 없는 겁니다.  (10/11/16)




기타등등

스트로스 형제는 비슷한 소재를 다룬 [World Invasion: Battle LA]의 특수효과도 맡고 있는 모양이더라고요.


감독: Colin Strause, Greg Strause, 출연: Eric Balfour, Scottie Thompson, Brittany Daniel, Crystal Reed, Neil Hopkins, David Zayas, Donald Faison

 

IMDb http://www.imdb.com/title/tt1564585/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658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