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2011)

2011.06.14 01:22

DJUNA 조회 수:8536


메이트라는 3인조 모던 락 밴드가 있다고 하는군요. 2008년에 결성했고, 2009년 스웰 시즌이 공연하는 날 세종문화회관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다가 글렌 한사드의 눈에 띄어 스웰 시즌의 무대에 게스트로 섰다고 합니다. 이게 제가 그들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의 거의 전부입니다. 영화 보기 전에는 전혀 몰랐고요. 심지어 버스킹이 뭔지 알기 위해 인터넷을 뒤져야 했죠. 제가 전혀 모르는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남다정의 [플레이]는 이들의 실화입니다. 밴드 결성에서부터 시작해서 스웰 시즌 게스트 공연으로 끝나죠. 닭살 돋는다고요? 실제 영화는 여러분의 상상보다 조금 더 심합니다. 메이트 멤버들이 직접 자기 자신으로 출연하고 있거든요. 저 같으면 온몸이 근질근질해서 못 견뎠을 것 같은데, 이들은 아주 성실하게 연기합니다. 키스신도 하고 할 것 다 해요. 전문가들의 연기를 기대해서는 안 되지만 그래도 은근히 볼만합니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는 확실할 수밖에 없고, 아마추어들의 기교 없는 소박한 연기에는 소위 '명연기'엔 없는 단아함이 있지요.


어디까지가 실화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시사회 때 이야기를 들어보니, 60퍼센트 정도는 사실이라고 하더군요. 분명히 허구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영화의 기타리스트 임헌일은 영국에서 유학 중인 정은채라는 미술학도와 연애를 하는데, 이 캐릭터는 배우 정은채의 실제 경력에 맞추어진 게 분명하죠. 임헌일이 진짜로 배우 정은채와 데이트한 게 아니라면 이는 허구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시 배우의 진짜 경험을 담고 있으니 오묘하게 사실이기도 하죠. 영화의 대부분이 이런 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짜더라도 아주 가짜는 아닐 거예요.


이들의 이야기는 익숙합니다. '자신의 음악'을 찾으려는 음악가, 멤버간의 알력, 오디션의 재앙, 냉정한 기획사, 갑작스러운 기회 그리고 삶, 그것도 주로 연애로부터 영감을 얻는 아이들. 전 90년대 순정만화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메이트 멤버들의 경험과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가 그런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들의 음악 작업은 영화가 그린 것보다 훨씬 산문적이고 프로페셔널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화는 뚜렷한 스토리보다 음악에 더 집중하고 있고 종종 영화는 느슨하게 연결된 뮤직비디오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 중 몇몇 시퀀스들은 단편영화의 자기완결성을 갖고 있습니다. 느슨하다고는 했지만 음악과 연결된 영화의 흐름은 생각보다 유려하며 자기만의 타당성을 갖고 있습니다. 메이트의 팬들이라면 더 좋아했겠죠. (11/06/14)


★★★


기타등등

임헌일은 시사회에 안 왔어요. 공익근무중이라고 하더군요.


감독: 남다정, 출연: 정준일, 임헌일, 이현재, 정은채, 김수현, 다른 제목: Play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Play.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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