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얼은 타이페이 시내에 우아한 카페를 하나 여는 것이 꿈입니다. 마침내 친척 아줌마의 가게를 물려받아 카페를 열었지만 도대체 손님이 찾아오질 않아요. 그러던 어느 날, 같이 일하던 동생 창얼은 우연히 개업선물로 받은 잡동사니들의 물물교환을 제안합니다. 이 엉뚱한 아이디어 덕분에 두얼의 카페는 타이페이의 명소로 자리잡지요.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는 일종의 도시홍보영화입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타이페이 시 각 구역의 정보와 관광명소들을 담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라더군요. 그렇다고 너무 야박하게 볼 건 없고 그냥 우리나라의 [영화, 한국을 만나다] 정도의 계획을 상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영화는 예쁩니다. 자매로 나오는 계륜미와 임진희는 같이 나오는 장면에서 잘 어울리고, 잡동사니들이 오고 가는 카페 역시 (두얼이 바랐던 우아함과는 거리가 있을지 몰라도) 정감있고 사랑스럽게 묘사되고 있죠. 카페 만큼이나 타이페이도 한 번 방문하고 싶은 매력적인 현대도시로 그려지고 있는데, 그건 영화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니 당연한 걸까요.


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일 수도 있었던 이 자매의 이야기는 스스로 만들어놓은 함정에 빠져 버리고 맙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지나치게 예쁘고 귀엽게 꾸며져 있어서 현실감이 없습니다. 물물교환 괜찮습니다. 물물교환 대상으로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도 이해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오로지 이런 것들만 있으면 곤란하죠. 현실 세계로 열려 숨통을 열어줄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 겁니다.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는 너무 예쁜 것만 보여주려고 해요.


영화보다는 80분짜리 뮤직비디오로 보는 게 더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물론 계륜미 팬들에겐 멋진 화보집이 되어 줄 거고요. 하지만 이 영화가 만들어 놓은 예쁜 그릇 안에 무언가 들어 있었다면 더 좋은 영화가 되었을 겁니다. 지금은 너무 달고 간질간질해요. 비싼 카페에서 설탕과 크림이 잔뜩 들어 있는 커피 음료를 마시며 자기를 3인칭으로 지칭하는 예쁜 여자분의 수다를 듣고 온 기분이에요. (11/06/29)


★★☆


기타등등

무대가 된 카페는 영화를 위해 새로 만들어졌고, 이후에도 카페로 운영되는 모양이더라고요.

 

감독: Ya-chuan Hsiao, 출연: Lunmei Kwai, Zaizai Lin, Han Chang, Chris Chang, Kôsuke Atari, Hsin-Yun Chang, Kenny Chang, 다른 제목: Taipei Exchanges


IMDb http://www.imdb.com/title/tt1682949/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8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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