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렌즈 Girlfriends (1978)

2019.03.04 19:54

DJUNA 조회 수:6835


클라우디아 웨일의 [걸프렌즈]는 원래 30분 짜리 단편으로 계획된 영화입니다. 영화 초반이 7,8분이 원래 의도했던 단편 파트라고 하고요. 하지만 이 캐릭터들을 갖고 더 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웨일은 이를 장편으로 확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촬영은 1975년에 마무리되었지만 지원금이 떨어져서 후반작업을 위해 개인 투자자를 찾아야 했대요. 결국 영화는 1978년에 워너브라더스에 의해 개봉되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수잔 와인블랫은 사진작가입니다. 유대인 종교행사나 결혼식 사진 같은 걸 찍으면서 친구 앤과 함께 살고 있지요. 수잔의 반복되는 삶은 영화 시작 몇 분만에 변화를 맞는데, 일단 앤이 남자친구와 결혼해서 집을 떠났고 수잔의 사진 작품이 드디어 팔렸기 때문이죠.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할 때가 된 것입니다.

그 뒤의 일은 짧은 에피소드의 나열입니다. 수잔은 한참 나이가 많은 랍비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새로 남자친구를 사귀기도 하며, 새 룸메이트를 들이기도 하다가, 결국 자기 전시회를 내게 되지요. 그러는 동안 수잔은 앤과의 관계를 회복하려 노력합니다.

기본적으로 [걸프렌즈]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성애적인 이야기는 아니죠. 이성애자인 여성 예술가와 다른 이성애자 여성과 나누는 우정 그리고 그 우정이 70년대 미국의 사회 배경 속에서 어떤 위기를 맞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주인공들은 남자들과 연애를 하기도 하지만 연애는 우선 순위에서 밀립니다. 수잔과 앤의 우정, 예술가로서 그들의 성장이 더 중요하죠.

데자뷔가 느껴지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건 [걸프렌즈]가 더 이상 하나의 영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뉴욕에 살면서 예술 활동을 하는 여자 주인공을 다룬 영상물 대부분은 [걸프렌즈]의 유전자를 갖고 있어요. 가장 노골적으로 비슷한 작품은 [프랜시스 하]일 거예요. 하지만 예는 무궁무진하죠.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릭터 관계 설정이 과연 [걸프렌즈]와 무관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걸프렌즈]는 본 사람이 별로 없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로 시작한 웨일의 경력도 그냥 평범하고요. 하지만 이후에 끼친 영화의 영향을 생각해본다면 결코 잊혔다고 할 수 없습니다. (19/03/04)

★★★

기타등등
큐브릭이 이 영화를 좋아했다고 하더라고요.


감독: Claudia Weill, 배우: Melanie Mayron, Anita Skinner, Eli Wallach, Christopher Guest, Bob Balaban, Gina Rogak, Amy Wright, Viveca Lindfors, Mike Kellin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77613/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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