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소리 Feng sheng (2009)

2017.12.08 23:13

DJUNA 조회 수:3275


[바람의 소리]는 2009년에 나온 중국 첩보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에 개봉되었는데, 전 그 때 놓쳤다가 오늘 왓챠플레이로 봤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가 배경입니다. 일본 군부에서는 정보부 내에 잠입한 공산당 스파이를 잡기 위해 가짜 정보를 흘립니다. 이를 통해 추려낸 용의자가 여자 둘, 남자 셋을 포함한 다섯 명. 이 작전을 세운 카케오 준장은 범인을 잡아내기 위해 이 다섯 명을 성으로 불러들인 뒤 심문하기 시작합니다.

좀 제2차 세계대전 배경의 다국적 유럽 영화를 보는 느낌입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아주 자연스럽게 나치 독일 점령하의 프랑스로 이식될 수 있어요. 영화가 의도했던 것도 그런 유럽 또는 할리우드 에픽 영화의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하여간 설정은 아주 좋고 이야기 또한 나쁘지 않은 영화입니다. 단지 영화가 거칠고 늘어져요. 군더더기가 너무 많고 지나치게 야심이 컸죠. 이 영화가 가장 효율적이려면 거두절미하고 폐쇄된 공간에 배우들을 밀어넣은 뒤 이들에게 집중하는 것입니다. 배우질이 좋고 이들의 스타성(특히 주신과 리빙빙)도 만만치 않으니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이죠. 하지만 영화는 대작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그 때문에 쓸데없는 스펙터클과 잔재주로 쓸데없는 시간을 잡아먹고 영화의 흐름을 흐트려놔요. 끝까지 냉정하게 첩보물로 밀어붙였다면 좋았을 텐데 후반을 감상적인 애국주의가 잡아먹기도 하고요. 1시간 30분 분량의 간결하고 냉정한 실내극이어야 할 영화가 좀 묽고 탁해졌죠.

눈치채기 쉬운 진상(캐스팅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보다 재미있는 건 주신과 리빙빙 캐릭터의 관계입니다. 첩보세계의 냉정함과 애절함이 반반 섞인 효과적인 멜로드라마인데 영화의 다른 부분과는 달리 과함도 부족함도 없습니다. 영화는 이들의 관계 사이에 대놓고 퀴어 서브텍스트를 깔고 있는데 이 역시 배우들의 연기 덕을 입어 효과적으로 살아났고요. (17/12/08)

★★☆

기타등등
왓챠플레이 것은 '감독판'이라고 자막이 박혀있던데, 버전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감독: Kuo-Fu Chen, Qunshu Gao, 배우: Xun Zhou, Hanyu Zhang, Bingbing Li, Xiaoming Huang, Alec Su, Zhiwen Wang, Da Ying, Yihong Duan, 다른 제목: The Message

IMDb http://www.imdb.com/title/tt1434423/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0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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