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스타! Nativity! (2009)

2010.12.15 23:43

DJUNA 조회 수:8330


폴과 제니퍼, 고든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타를 꿈꾸었던 연극배우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폴은 평판이 그리 좋지 않은 가톨릭 학교의 교사이죠. 고든은 조금 더 좋은 사립학교에 교사로 일하고 있고 제니퍼는 할리우드로 가서 프로듀서가 되었다나요. 폴과 고든은 모두 초등학생들을 주연으로 성탄극을 만들었는데, 동네 신문평론가가 폴의 연극은 악평을 하고 고든의 연극에는 만점을 주었습니다. 그 이후로 폴은 연극 연출 따위는 안 하죠.


몇 년 뒤, 은퇴하는 교장의 명령으로 폴은 다시 성탄극 연출을 하게 됩니다. 약간 맛이 간 교장의 친척 미스터 포피를 보조교사로 거느리고요. 그러나 일이 터지는데, 폴이 고든에게 자긴 아직도 옛 여자친구인 제니퍼와 연락을 취하고 있고 제니퍼가 할리우드 에이전트와 함께 자기 성탄극을 보러 올 거라고 허풍을 치는 걸 미스터 포피가 듣고 교장에게 일러바쳤던 거죠. 마을 사람들은 흥분하고, 폴은 진짜로 할리우드 사람들을 성탄극에 초대해야 합니다. 


이제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요? 물론 말이 안 되지요. 전 처음에 어떻게 이런 각본으로 영화를 만들 생각을 한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리뷰를 쓰고 자료 조사를 해보니 이 영화 [크리스마스 스타!]는 정말 각본 없이 만들어진 작품이더군요. 내용 전체가 거의 즉흥적으로 창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러고 보니 이해가 되는군요. 이런 즉흥 창작은 대부분 논리 따윈 신경도 안 쓰고 진부하기 마련이지요. 이 과정을 통해 정말 의미있는 작품을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 정도면 이 영화의 이야기에서 무언가 대단한 걸 기대할 수 없다는 건 눈치채셨을 겁니다. 딱 할리우드 창고 뮤지컬 같은 이야기예요. 소박하고 유치하고 작위적이지요. 전 거짓말을 질질 끄는 이야기를 싫어해서 조금 괴롭게 봤는데, 저처럼 이런 소재에 까다롭지 않은 관객들도 이야기 자체를 좋아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럼 뮤지컬은 어떤가? 버스비 버클리의 뮤지컬들도 내용은 뻔했지만 뮤지컬 넘버의 연출 때문에 다들 좋아했잖아요. [크리스마스 스타!]의 뮤지컬도 이야기를 구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음, 글쎄요. 이 영화의 성탄극 뮤지컬은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제대로 즐기기엔 지나치게 현대 대중문화의 신경질적인 감수성에 감염되어 있더군요. 진짜 성탄극보다는 어린이 대상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보였습니다. 전 더 이상 신심 깊은 신자 따위는 아니기 때문에 성탄극에서 어떤 순수성 따위는 기대하지 않지만, 종교를 떠나 이렇게 닳디 닳은 모양새는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더라고요. (10/12/15)



기타등등

어째 낯익다 했어. 교장으로 나오는 팸 페리스는 [마틸다]의 트런치불 교장이었군요.


감독: Debbie Isitt, 출연: Martin Freeman, Ashley Jensen, Pam Ferris, Marc Wootton, Jason Watkins, Ricky Tomlinson


IMDb http://www.imdb.com/title/tt1242447/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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