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푼젤 Tangled (2010)

2011.01.31 00:00

DJUNA 조회 수:17383


영원한 젊음을 갈구하는 마녀가 마법의 머리칼을 가진 어린 공주를 납치합니다. 마녀는 공주를 탑에 가두고 매일 머리칼의 마법으로 젊음을 얻죠. 하지만 늘 바깥 세상을 갈망하던 공주에게 매력적인 불한당이 나타나고, 공주는 그의 도움을 빌어 세상으로 나갑니다. 


향수가 팍팍 돋습니다. 그림 동화에서 따온 익숙한 이야기 때문이 아니에요. 그 익숙한 이야기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방식 때문이죠. 이건 정말 딱 8,90년대 디즈니 스타일이 아닙니까? 생기발랄한 현대적인 주인공, 귀여운 동물 친구들, 잡다한 현대 대중문화의 인용, 브로드웨이스러운 여성 악당... 아, 왜 그 때는 다들 이런 게 지겹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것이 단 하나 있습니다. [라푼젤]은 CG 영화입니다. 그것도 안경쓰고 보는 3D요. 배반이라고요? 하지만 영화는 3D라는 도구로 영화를 만들면서도 셀 애니메이션 전통에 충실합니다. 캐릭터나 애니메이션 스타일까지, [라푼젤]은 CG와 3D로 만든 셀 애니메이션 영화예요. 모순되는 말이지만 여러분도 보시면 대충 제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공주와 개구리]처럼 셀 애니메이션을 시도해보는 게 좋지 않았을까? 아뇨. 보니까 CG는 여전히 맞는 선택이었습니다. 특히 주인공 라푼젤의 머리카락은요. 이 소재가 가진 환상적인 가능성을 살리려면 역시 CG여야 했어요. 영화는 실제 세계에서는 그냥 불가능하고, 셀 애니메이션에서는 환상의 그림자만을 챙겼을 이 소재를 거의 완벽하게 굴립니다. 보고 있으면 애니메이션의 존재 이유를 알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요.


나머지는 90년대 디즈니의 전통을 따릅니다. 앨런 맨켄의 음악을 배경으로 자신을 찾으러 나선 소녀의 이야기지요. 뮤지컬, 로맨스, 판타지, 코미디, 액션이 적절한 비율로 섞여 절충적인 재미를 안겨주는 그런 이야기. 90년대 디즈니스럽기도 하지만 전통 할리우드 오락물스럽기도 합니다. 그리고 양질이에요. 이 영화의 각본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의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뽑았다고 믿으실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보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몰입하게 됩니다. 


[라푼젤]은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와 같은 디즈니 셀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전통에 향수를 느끼는 관객들을 위한 완벽한 선물입니다. 맨디 무어의 노래가 조금만 덜 팝스럽고 맨켄의 음악이 [마법에 걸린 사랑] 정도만큼만 뚜렷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거야 사소한 거고. 특히 이 영화가 제1관객으로 삼고 있는 12살 여자아이들에게 이 전통의 부활은 멋진 소식입니다. 디즈니가 쉬는 동안 얘들은 [트와일라잇] 시리즈 따위나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지요. (11/01/31)


★★★☆


기타등등

원래는 [마법에 걸린 사랑]의 스핀오프로 계획되었던 작품이라더군요. 지금의 방향을 따른 게 옳았던 것 같습니다. 


감독: Nathan Greno, Byron Howard, 출연: Mandy Moore, Zachary Levi, Donna Murphy, Ron Perlman, M.C. Gainey, Jeffrey Tambor, Brad Garrett, Paul F. Tompkins, Richard Kiel, Delaney Rose Stein


IMDb http://www.imdb.com/title/tt039828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5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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