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연인사이 No Strings Attached (2011)

2011.01.31 11:00

DJUNA 조회 수:11720


아이번 라이트먼이 왜 [친구와 연인사이]와 같은 영화를 만들었는지, 전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젊은 애들이 나오는 청춘 로맨틱 코미디는 그의 장기인 적이 없고, 그런 걸 제대로 그릴만한 감각이 있는 것도 아니죠. 아마 자신도 젊은이들과 쿨하게 소통할 수 있는 60대라는 걸 보여주려고 했던 걸까요. 아들의 성공이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하긴 내용을 보면 라이트먼이 편하게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알 것 같긴 합니다. [친구와 연인사이]의 셋업은 많은 청춘 로맨틱 코미디들이 그렇듯, 도전적이고 신선한 척하지만 고루하고 진부합니다. 의사인 여자주인공과 방송일을 하는 남자주인공은 친구 사이인데, 조건없이 섹스만 하는 관계로 발전합니다. 여자주인공은 온갖 규칙을 정해놓고 절대로 이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남자주인공은 처음부터 여자주인공을 사랑하고 있죠. 영화가 끝날 무렵엔 규칙들이 모두 박살나고, 결국 주인공들은 감정의 우위를 인정하게 됩니다. 몇 백년 묵은 이야기죠. 새로운 감수성 따위는 필요없습니다. 젊은이들의 언어를 다룰 줄 아는 작가 한 명만 기용하면 충분히 관객들을 속여 먹을 수 있어요. 


[친구와 연인사이]는 그냥 안전하게 노는 영화입니다. 차라리 내용의 고루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것까지 주제로 삼으면 솔직하다고 인정을 하겠는데, 그러지는 않죠. 대신 영화는 아빠와 아들이 같은 여자랑 사귄다는 식의 막장극 상황을 도입하거나 캐주얼 섹스를 쿨한 척 무심하게 그리는 수법으로 관객들을 자극하고 코미디를 만들어내려 합니다. 물론 이것들이 진짜로 자극적이거나 쿨해보일 가능성은 없죠. 관계의 실험 때문에 관객들이 충격받는 시대는 지나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엘리자베스 메리웨더의 각본은 귀여운 편입니다. 내용은 변변치 않지만 가끔 키득거리며 웃을만한 대사들과 그에 맞는 유머를 만들어내죠. 그러다 가끔 다른 영화에서 비교적 덜 다룬 영역을 파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전 극장용 로맨틱 코미디에서 여자주인공이 생리를 하는 걸 여기서 처음 봤거나, 아주 오래간만에 보았어요.


캐릭터와 배우들을 비교한다면 전 배우들에게 점수를 조금 더 주겠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엠마와 애덤이 조금이라도 사람처럼 보인다면, 나탈리 포트먼과 애쉬턴 쿠처의 스타 파워 때문이죠. 이들이 연기하는 캐릭터 자체는 별 게 없습니다. 엠마는 철저하게 여성 작가/관객들의 감정이입용으로 만들어져 모든 행동이 가능하고 그 때문에 조금씩 불쾌할 수도 있는 인물입니다. 애덤은 순전히 작가/관객들의 욕망의 대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오로기 귀엽고 착하고 안전하기만 해요. 2,30년 전이라면 이런 성적인 역전이 신기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지루한 캐릭터는 그냥 지루할 뿐이에요. (11/01/31)


★★☆


기타등등

1. 케리 엘위스는 진짜로 못 알아봤어요. 그게 이 사람 요새 모습인가요, 아니면 분장인가요! 그리고 도대체 왜 나온 거랍니까?


2. 아이번 라이트먼이 방송국 장면에서 카메오로 잠시 나옵니다. 사람들이 키득거리며 웃습니다. 웃기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누군지 안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시사회장이니까요. 


감독: Ivan Reitman, 출연: Natalie Portman, Ashton Kutcher, Kevin Kline, Cary Elwes, Greta Gerwig, Lake Bell, Olivia Thirlby, Ludacris, Jake M. Johnson, Talia Balsam, Ophelia Lovibond


IMDb http://www.imdb.com/title/tt141123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8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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