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클러치 파워의 모험]은 레고에서 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원래는 DVD 직행용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극장 개봉까지 한다는군요. 그럴 이유가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긴 우리나라에서 DVD 영화란 별 의미가 없으니까요.


영화의 주인공은 당연히 클러치 파워라는 레고 피겨. 그는 인디아나 존스, 007, 맥가이버 기타등등 액션 주인공들을 합성한 인물입니다. 레고 시티의 사랑을 받는 수퍼 스타지만 정작 뚜렷한 개성은 없어요. 혹시나 해서 '레고 + 클러치 파워'로 구글에서 검색해봤는데, 이 친구를 주인공으로 한 세트 같은 건 없는 모양입니다. 시사회에 가면 기자들에게 클러치 파워 피겨라도 하나씩 나누어 줄 줄 알았는데 말이죠. 아쉬워요.


영화의 내용은 클러치 파워가 새로 구성된 팀을 이끌고 펼치는 모험담입니다. 이들은 맨 처음에 우주선을 타고 외계의 감옥 행성에 갔다가 거기서 탈출한 마법사를 따라 중세 문화가 지배하는 또 다른 행성에 갑니다. 그러는 동안 영화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에일리언] 시리즈,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가볍게 패러디해요.


레고 팬들은 이 정보만 가지고 이 영화가 무엇을 하려 하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목적은 최근에 나온 레고 세트 시리즈를 홍보하는 것이죠. 도입부 지하세계 장면은 [파워 마이너] 시리즈, 레고 시티 장면은.... 당연히 [레고 시티] 시리즈, 중반 우주선 장면은 [우주 경찰] 시리즈, 후반의 중세 행성 장면은 [성] 시리즈의 홍보물입니다. 태생상 논리적으로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그래도 좀 재미가 없죠. 레고란 원래 부수고 조립하는 과정 중 뭐든지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시작부터 세트의 제약을 받으니까요.


홍보물만으로 영화를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영화는 교훈과 스토리도 갖추고 있습니다. 교훈은 따로 놀지말고 팀을 이루어하면 일을 더 잘 할 수 있다, 정도되는데, 레고라는 장난감의 성격을 보면 대충 이치에 맞지만 그래도 싱겁습니다. 스토리는 실종된 모험가 아버지에 대한 클러치 파워의 파더 컴플렉스 극복이 주를 이루는데, 솔직히 이런 이야기를 레고 영화에서 진지하게 보여주어야 하는 건지 전 알 수 없습니다. 나머지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다른 영화의 패러디거나 인용이에요. 특별히 언급할 가치는 없습니다. 


그리 재미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어차피 장난감 홍보 영화인데 굳이 이렇게 독립적인 영화인 티를 낼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스토리 대신 장난감 부수고 조립하는 장면을 더 보여주면 좋았을 텐데. 지금까지 나온 [인디아나 존스]나 [스타 워즈] 레고 게임들이 훨씬 영화적이고 재미도 더 있어요. [클러치 파워]보다 훨씬 잘 만든 레고 팬 필름도 많고요. (10/05/30)


★☆


기타등등

영화를 보면 레고로는 나선 계단을 만들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데, 정말 그런가요?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감독: Howard E. Baker, 출연: Ryan McPartlin, Yvonne Strahovski, Paul Michael Glaser, Roger Rose, Jeff Bennett, Gregg Berger, Stephan Cox


IMDb http://www.imdb.com/title/tt1587414/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5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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