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삼총사]는 2004년에 나온 DVD 출시용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지친 엄마 아빠가 애들을 조용하게 하려고 틀어놓는 종류의 영화죠. DVD에는 어린이도 손쉽게 볼 수 있게 '디즈니 패스트 플레이'라는 기능이 있어요. 디스크를 넣고 이 버튼을 누르면 본편에서부터 서플먼트까지 논스톱으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제목 그대로 디즈니 캐릭터들을 그대로 가져와 삼총사 이야기를 만든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뒤마의 원작에 충실한 건 아니에요. 오리지널 총사들이 어린 시절 미키, 도널드, 구피를 구해주었고 그들이 그 뒤로 총사가 된다는 꿈을 품었는데, 미니 공주를 납치해 프랑스의 왕이 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던 총사대 대장인 피트가 이들을 허수아비 총사로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의 예상과는 달리 오합지졸이었던 세 주인공이 미니 공주를 구하고 해피엔딩을 맞는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

디즈니 역사에서 이 영화가 중요하다면 미키, 도널드, 구피가 함께 나온 첫 장편영화라는 것입니다. 엔드 크레디트까지 포함해서 간신히 60분을 넘기는 DVD 영화이긴 하지만요. 물론 이들이 나오는 진짜 걸작을 보려면 [Lonesome Ghosts]나 [Clock Cleaners] 같은 단편들을 선택하는 게 맞습니다. 이들이 장편에 나오면 다들 좀 평범해질 수밖에 없죠.

야심 없는 영화입니다. 캐릭터, 원작, 주제, 음악까지 모두 적당히 안전한 기성품 재활용이죠. 딱 그 정도만 노린 영화이고 이 영화의 관객들도 그 이상은 기대하지 않았을 테니 문제는 없습니다. 단지 나오는 모든 곡들을 기성품 클래식 편곡으로 채운 음악은 조금 안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랑스가 무대이면서 후반에 나오는 오페라가 길버트 & 설리번의 작품이란 것도 좀 어이없고.

하지만 뭐 어때서요. 전 오늘 몸도 마음도 엉망이라 이런 영화가 필요했어요. 영화는 예술이기도 하지만 안정제이기도 하고 수면제이기도 하다는 걸 다들 아시잖습니까. (15/04/23)

★★☆

기타등등
[삼총사] 영화지만 머스켓 총은 한 번도 안 나오죠. 아무도 신경 안 썼겠지만.


감독: Donovan Cook, 배우: Wayne Allwine, Tony Anselmo, Bill Farmer, Russi Taylor, Tress MacNeille, Jim Cummings, April Winchell, Jeff Bennett, Maurice LaMarche, Rob Paulsen

IMDb http://www.imdb.com/title/tt0371823/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38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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