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에어벤더 The Last Airbender (2010)

2010.08.20 09:25

DJUNA 조회 수:14736


1.

[라스트 에어벤더]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끔찍한 영화인가? 그 정도는 아닙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에는 적어도 기승전결이 있고, 우리 세계와 비슷하지만 그래도 다른 새로운 세계를 미학적으로 창조하려는 시도가 있고, 특수효과도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영화는 정말로 나쁜 영화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미적지근하게 '그냥 그렇네' 정도로 반응할 정도의 나쁜 영화입니다. 


2.

제 생각에 이 영화가 무조건적 집중공격을 받는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샤말란의 영화라는 것, 형편없는 3D 영화라는 것. 전 후자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시사회에서 본 버전은 2D였고 그럭저럭 볼만 했습니다. 


3.

[라스트 에어벤더]는 샤말란이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영역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의 영화들은 대부분 초자연적인 일을 겪는 보통 사람들을 다루고 있죠. 하지만 그는 이 영화에서 우리의 우주에서 완전히 떨어져 있는 판타지 세계를 다룹니다. 여기서 샤말란의 장기 하나가 떨어져 나갑니다. 현실과 환상의 결합체에서 현실이 떨어져 나가는 거죠. 결과는 많이 안 좋습니다. 그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환상을 지탱해줄 지지대를 찾지 못합니다. 대사는 공허해지고, 스토리는 보다 긴 이야기의 성급한 요약판처럼 보이며, 액션은 떠돌아다닙니다. 


4.

액션은 [라스트 에어밴더]의 가장 큰 약점입니다. 샤말란은 그냥 액션을 못합니다. 카메라 움직임, 무술지도, 아이디어 모두 최악이에요. 주류 할리우드 영화에서 이처럼 엉성한 액션 장면을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이 세계의 액션이 모두 현실적이라기보다는 극도로 추상화된 종류의 것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좋은 무술감독을 캐스팅함으로써 어느 정도 극복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5.

이 영화에서 가장 비난받는 건 인종차별적인 캐스팅입니다. 원작에서 동양계 또는 이누이트 계열로 보이는 주인공들이 모두 서구인 배우들 중심으로 캐스팅되었고 서구인인 악당이 대부분 서남아시아계로 바뀌었으니까요. 솔직히 앞부분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조금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불의 제국 사람들은 연기하거나 영화로 만들기에 꽤 재미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오히려 샤말란은 가장 좋은 역을 동포들에게 나누어주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군요. 


6.

영화는 3부작으로 계획 되었고 1부 끝에는 2부의 예고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만약 이 시리즈가 여기서 그냥 끝나버린다면 그 장면은 그냥 어이없는 에필로그가 되겠죠. 그 장면 때문에 새로 배우까지 캐스팅한 모양이던데 다들 아쉬워지겠어요. 물론 할리우드란 신비스러운 곳이니 정말 나머지 2편이 나올 수도 있는 거고. (10/08/20)


기타등등

아앙 역의 노아 링거는 사실 혼혈이죠. 오자이로 나오는 클리프 커티스는 마오리 계열 뉴질랜드인. 다들 무리에 섞여 있으면 별다른 티가 나지 않습니다만.


감독: M. Night Shyamalan, 출연: Noah Ringer, Dev Patel, Nicola Peltz, Jackson Rathbone, Shaun Toub, Aasif Mandvi, Cliff Curtis, Seychelle Gabriel


IMDb http://www.imdb.com/title/tt0938283/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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