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젤과 그레텔: 마녀 사냥꾼]은 얼마 전에 [데드 스노우]라는 나치 좀비 영화를 만들었던 토미 비르콜라의 할리우드 데뷔작입니다. 그림 동화의 헨젤과 그레텔이 마녀소굴에서 탈출한 뒤에 마녀사냥꾼이 되었는데, 아이들을 납치해서 무언가를 하려는 마녀들과 싸우면서 자신의 출생의 비밀도 알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충실한 고증 같은 걸 기대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배경은 중세유럽이지만 사실은 할리우드에서나 존재할 수 있는 환상의 공간입니다. 실종된 아이들의 초상화가 붙어 있는 우유병이 배달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무엇보다 튀는 것은 헨젤과 그레텔의 의상과 무기입니다. 이들이 입고 있는 옷은 암만봐도 20 세기 이후의 페티시 클럽에 종속되어 있고 무기는 개틀링 기관총에서부터 전기충격기까지 포함됩니다. 이를 스팀펑크라고 하면 재미가 없습니다. 스팀펑크에는 적어도 자기 논리가 있죠. 이 영화에서는 그냥 그럽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불쾌하고 또 서툰 건 마녀사냥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마녀사냥은 결코 이런 식으로 가볍게 다룰 이야기가 아니죠. 종교적 광기와 대중의 편견이 낳은 끔찍한 참극입니다. 아무리 판타지 세계로 자리를 옮긴다고 해도 '마녀 사냥꾼'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한, 이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 가죽옷 입은 젊은이들이 기형적인 얼굴의 여자들을 살해하는 광경을 그렇게 편하게 볼 수 없더라고요.

더 맥이 풀리는 건 영화가 그러면서 어색하게 변명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중의 광기와 편견을 살짝 보여주고, 그의 희생자로 나쁜 짓을 하지 않는 '하얀 마녀들'을 등장시켜요. 하얀 마녀와 나쁜 마녀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나쁜 마녀들은 부작용 때문에 못 생겼어요.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액션은 3D에 최적화되어 있고 종종 날카로운 물건들이 눈 앞으로 튀어나옵니다. 여기에는 마녀들에게 개틀링 기관총을 쏘아대거나 그들을 전기충격기로 기절시키는 것과 같은 시대착오적인 액션이 포함됩니다. 전 별 재미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고전 동화를 고딕 액션으로 둔갑시키는 할리우드의 요새 유행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터라. (13/02/09)

★☆

기타등등
이 영화에서 가장 시대착오적인 것은 개틀링 기관총이 아니라 당뇨병 환자(어렸을 때 과자를 너무 먹어서 그렇게 되었다나요!)인 헨젤이 맞는 인슐린 주사죠.   

감독: Tommy Wirkola, 배우: Jeremy Renner, Gemma Arterton, Famke Janssen, Pihla Viitala, Derek Mears, Robin Atkin Downes, Ingrid Bolsø Berdal, Joanna Kulig, Thomas  Mann, Peter Stormare, Bjørn Sundquist, Rainer Bock, 

IMDb http://www.imdb.com/title/tt142853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6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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